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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바티칸 교황청, 국무원 차관직에 첫 여성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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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 기혼 남성 사제 서품 논의 등 진보적 행보
한국일보

지난달 29일 프란치스코 교황이 '제105차 세계 이민의 날'을 맞아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이주민 140명의 모습을 형상화한 캐나다 조각가 티모시 슈말츠의 작품 제막식에 참석한 모습. 바티칸 시티=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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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교황청 관료조직의 핵심 보직인 국무원 차관직에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됐다. 최근 교황청은 기혼 남성의 사제 임명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진보적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바티칸뉴스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출신의 프란체스카 디 지오반니를 국무원 내 외무부 제2 외무차관에 임명했다”고 보도했다.

국무원은 교황의 직무 수행을 보좌하는 기능을 담당하는데, 이 중 외무부는 교황청의 외교 업무를 관장한다. 외무부에는 외국과의 양자관계를 담당하는 제1 차관과, 유엔 등 국제기구 중심의 다자관계를 담당하는 제2 차관이 있다. 디 지오반니가 담당할 제2 차관직은 이번에 신설됐다.

변호사 자격증을 소지한 디 지오반니 차관은 1993년부터 교황청에서 근무했고, 오랫동안 외무부에서 다자관계를 담당해 왔다. 디 지오반니 차관은 “교황이 전례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는 여성에 대한 교황의 관심을 암시하는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앞서 교황은 지난 1일 강론에서 “여성이 평화를 가져오고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서 “여성이 중요한 의사결정 직책에 포함돼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여성이 바티간 국무원 차관 이상의 교황청 고위직에 임명된 것은 유례 없는 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수적인 바티칸 교황청에서 진보적인 성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서는 아마존 열대우림 지역에 한정해 기혼 남성의 사제 서품을 주는 권고안이 담긴 최종보고서가 채택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900년간 이어져온 ‘사제독신제’ 전통을 깨는 이례적인 일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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