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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이스라엘, 이집트에 천연가스 수출 개시…지중해 가스 외교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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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소유 동지중해 최대 가스전서

15년간 이집트에 공급…EU에도 액화가스로

이집트는 ‘가스 허브’…이스라엘은 안보 관리

키프로스 유전개발 ‘숟가락’ 터키 견제 효과도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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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15일 접경국 이집트에 처음으로 천연가스 수출을 시작했다. 이집트는 요르단과 함께, 이스라엘과 적대관계인 중동 아랍국 중 외교관계를 맺고 있는 딱 두 나라 중 하나다. 1948년 5월 이스라엘 건국 선포 직후부터 1973년까지 모두 네 차례에 걸친 중동전쟁에서 아랍 동맹국을 주도했던 나라이기도 하다.

이스라엘과 이집트 정부는 이날 각각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이번 수출은 양국의 경제적 이익에 기여할 중요한 발전”이라며 “이스라엘은 이집트의 천연가스 액화 시설을 거쳐 유럽으로도 일부를 보내며, 이집트는 (내수를 충당하고 남은 가스를 역외에) 수출함으로써 지역의 ‘가스 허브’로서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중해 연안 레비아탄 가스전 지분의 85%를 공동소유한 이스라엘의 에너지기업 델레크 그룹과 미국 노블에너지사는 향후 15년 동안 모두 850억㎥ 분량의 천연가스를 이집트에 수출하기로 계약하고 이날 첫 수출을 시작했다. 레비아탄 가스전은 이스라엘 연안에서 120㎞가량 떨어진 대규모 해저 가스전으로, 약 5350억㎥의 천연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수출계약은 지난해 7월 이집트 주도로 이스라엘, 요르단, 팔레스타인자치정부, 그리스, 이탈리아, 키프로스 등 지중해 연안 7개국이 참여한 ‘동지중해 가스포럼’의 논의로 확정됐다.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이번 가스 공급 협력은 단순한 경제적 의미를 넘어선다. 이스라엘은 아랍권 맹주 국가인 이집트와의 경제협력을 통한 밀착을 강화함으로써 주변의 아랍권 적성국들과의 안보 위기를 관리하는 데도 유용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유럽 국가들도 러시아에 과도하게 의존해온 천연가스 수입원을 다변화하는 데 실질적 성과를 거뒀다.

이집트와 이스라엘은 서로 껄끄러운 국가 터키를 가스 협력이라는 지렛대로 견제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다. 터키는 최근 그리스계 주민이 다수인 키프로스가 연안 대륙붕에 대한 자원개발에 착수하자 친터키 정부가 들어선 북키프로스도 동등한 권리가 있다며 키프로스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선포 해역에 시추선을 보내는 등 동지중해 자원권을 놓고 인근 국가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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