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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이란 붕괴 임박설? "팔레비 왕조 붕괴 직전과 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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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메네이, 8년만에 금요대예배 집전, 위기 시인?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된 팔레비 왕조의 왕세자가 "1978년 이슬람 혁명 시작 3개월 전과 유사한 모습"이라면서 "이란 정권의 완전한 붕괴까지 몇 주 또는 몇 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는 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자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다. 팔레비 왕조는 친미정권이었으나 1979년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가 이끈 이슬람 혁명으로 붕괴된 후 이란은 반미국가가 됐다.

40여년간 고국에 돌아가지 못하고 망명자 신세인 팔레비 전 왕세자는 15일(현지 시각)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연구소 연설을 통해 "지난해 11월에 이어 이달에도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면서 시위 성격도 이전과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뒤 "40년 만에 처음으로 (이슬람 정권 붕괴의) 기회가 보인다"고 말했다.

팔레비 전 왕세자의 '이란 정권 붕괴 임박설'은 그저 저주에 가까운 주장일 뿐일까? 다수의 중동 전문가들도 "이슬람 혁명 이후 최고의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이란 정권 붕괴설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프레시안

▲ 15일 이란 정부가 하메네이의 건재를 보여주려는 듯 제공한 사진.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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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앞둔 이란, 대통령이 최고지도자 하메네이에 공개 반발

이미 이란에서는 2월21일 실시될 총선(290석)을 앞두고 보수강경파와 개혁온건파의 권력투쟁이 전례없이 격화되고 있다. 현재 수세에 몰리고 있는 진영은 '신격화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정점으로 한 보수강경파다.

'신성불가침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까지 권위가 땅에 떨어진 것은 지난 8일 탑승객 대부분이 자국민인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이란 군부가 격추시키고 '기계적 결함에 의한 추락'이라고 은폐한 것이 들통났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이란 정부가 "여객기를 실수로 격추했다"고 시인한 직후부터 이란에서는 "정부의 거짓말에 속았다"면서 반정부 시위와 하메네이 등 최고 수뇌부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실탄 사격까지 동원됐다는 강경진압에도 대학가를 중심으로 수천 명의 대학생과 중산층 등 참가자들이 항의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직접 거리에 나서지 않아도 사회 지도층과 상류층에서도 민심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강경파를 흔드는 개혁온건파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온건파에 속하는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현역 의원 90명이 헌법수호위원회의 총선 예비 후보자 심사에서 대거 탈락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헌법수호위원회는 대통령보다 실권자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장악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국민은 다양성을 원한다"면서 "한 정파 후보자만 나오는 선거는 선거가 아니다"고 말했다. 선거에 나설 후보자 절반을 선택할 권한을 가진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그것도 부족해 헌법수호위원회를 통해 정파가 다른 후보자를 사실상 '사상검열'까지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이다.

앞서 로하니 대통령은 하메네이가 직접 통솔하는 이란군부의 핵심인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우크라이나 여객기를 격추한 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소 설치를 제안한다고 발표하는 등 하메네이를 '저격'하는 발언을 이어갔다.

하메네이도 전례없는 정통성 위기에 처한 현실을 인식한 듯 이례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란 국영 IRNA통신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17일 테헤란 모살라(예배장소)에서 열리는 금요 대예배를 직접 집전할 예정이다.

그가 금요 대예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12년 이후 8년만에 처음이다. 금요 대예배는 종교행사이면서도 각종 현안에 대한 이란 지도부의 의중을 대내외에 전파하는 역할을 한다. 이때문에 하메네이가 이번 대예배에서 국민적 불신을 잠재우고 지도부의 내분을 봉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올해 81세인 하메네이는 1979년 이슬람혁명 동지였던 루홀라 호메이니에 이어 두 번째로 1989년부터 사실상 종신직인 최고지도자 지위를 31년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하메네이가 고령과 지병에 시달리고 있어 사망 등 유고 사태를 대비한 후계자 선정 작업을 위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달 총선 결과와 하메네이의 유고 사태가 겹칠 경우 이란 내부의 권력투쟁이 격화돼 이란에 격변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기자 : 이승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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