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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쌍용 살리려 2300억 투자하겠다'는 대주주 마힌드라에 산은 응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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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힌드라, 산은 지원 조건으로 2300억원 투자 약속 / 산은 "마힌드라, 쌍용차 투자의지·경영정상화 청사진 제시 약속. 글로벌 전략적 제휴 추진 중이라 전해"

세계일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연합뉴스


쌍용자동차의 대주주인 마힌드라의 파완 고엔카 사장이 방한, 쌍용차에 23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임을 강조하면서 쌍용차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재차 지원을 요청했다.

지난해 말 쌍용차 노동조합의 상여금 반납 등 전사적인 쇄신 노력에 투자를 약속하며 응답한 마힌드라는 다만 산은의 지원을 조건으로 단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이사회 의장인 고엔카 사장은 이날 경기 평택 공장에서 열린 직원 간담회에서 투자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사회 승인을 거쳐 23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는 이달 말 화상 이사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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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제공


그는 쌍용차 운영과 관련, 단기적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는 입장도 거듭 강조했다.

다만 투자의 구체적인 방법론은 말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엔카 사장은 이날 오후엔 서울 여의도 소재 산은을 찾아 이동걸 회장을 만났다.

산은은 면담 후 자료를 내고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대한 투자 의지 및 경영 정상화를 위한 청사진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며 ”직접 투자하는 계획 외에도 쌍용차의 지속 가능한 경쟁력 제고를 위해 유수의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마힌드라는 실제로 미국 포드와 쌍용차의 제휴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인도의 포드 공장을 인수하면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으며, 쌍용차와 포드 간 제휴를 통해 쌍용차 2500대를 해외 판매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마힌드라 역시 인도에서 자동차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 포드와 쌍용차까지 모두 스포츠유틸리차(SUV)를 판매하기 때문에 함께하면 투자·개발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된다.

산은은 또 ”마힌드라는 대주주로서 쌍용차 회생을 위한 책임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피력했다”며 ”쌍용차가 실현 가능한 경영계획을 통해 모든 이해관계자의 동참과 협조 아래 조속히 정상화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고엔카 사장은 또 오는 17일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등 정부 관계자들도 만날 예정이다.

앞서 쌍용차 노조는 작년 말 인도를 직접 방문하고 돌아와 마힌드라가 쌍용차 정상화를 위해 2300억원을 직접 투자하는 등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노조는 마힌드라에 상여금 200% 반납 등 경영 정상화를 위한 노사의 쇄신 전략과 노력 등을 피력했고, 마힌드라는 쌍용차, 포드와 전략적 제휴를 통해 포드가 내년 초 쌍용차 2500대가량을 해외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알렸다.

쌍용차 노사와 마힌드라는 적극적인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산은은 난감한 입장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초 마힌드라의 500억원 증자, 산은의 1000억원 시설자금 대출 등의 지원을 받았지만 적자 누적으로 여전히 경영 개선에 이르지 못했다.

이에 산은은 추가 지원이 언뜻 ‘퍼주기’로 비칠 수 있다는 우려를 한다.

마힌드라가 지원을 요청하면서 언급한 산은의 한국GM 지원 사례는 쌍용차와는 다르다는 입장이다.

앞서 한국GM은 산은 지원 시 투자하겠다는 조건으로 한국 정부와 협상을 진행해 결국 산은으로부터 8100억원을 ’수혈’ 받은 바 있다.

산은 관계자는 “한국GM은 산은이 2대 주주였지만 쌍용차는 채권자일 뿐이므로 사정이 다르다”고 말했다.

산은이 자금 대출 또는 대출상환 연장 등을 위해서는 그만큼 마힌드라가 대주주로서 더 책임감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선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시기라 노동계 표심을 구애하기 위해서라도 산은이 마힌드라 측의 요청을 무시하긴 어려우리란 관측도 나온다.

또 쌍용차의 경영 악화로 자동차 업계의 일자리가 줄어들면 자칫 여론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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