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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아주대 의대교수들 "의료원장 물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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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폭력은 누구도 해선 안돼… 이국종 교수에게 사과해라"

의료원측 "다음주쯤 입장 발표"

조선일보

유희석〈사진〉 아주대 의료원장이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 전화를 한 것과 관련해 아주대 의대교수회가 16일 "이 교수와 전체 교수에게 사과하고 즉시 의료원장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교수회는 "언어폭력은 사건의 동기나 그 이면의 갈등과 상관없이 누구도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라며 "직장 내 괴롭힘을 막을 의무가 있는 최고 경영자가 가해자라는 사실에 대해 깊은 우려와 자괴감을 느낀다"고 했다.

교수회는 "아주대 병원은 지난 25년간 경기 남부 의료거점병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으며, 작년에는 뉴스위크지가 선정한 세계 100대 병원에 선정됐다"며 "병원의 평판도가 이렇게 상승한 데는 전체 교직원의 노력과 함께 외상센터장 이국종 교수가 크게 기여했다는 사실은 아무도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이은소 교수회장은 이날 "교수회 성명은 외부에 드러나 확인된 폭언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지, 외상센터 운영에 관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13일 MBC가 유 원장과 이 교수 간 통화 녹음을 보도하면서 불거진 이번 사태의 배경은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둘러싼 갈등으로 보인다. 문제의 통화는 약 5년 전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교수는 약 한 달간 해군 순항 훈련에 참가했다 지난 15일 귀국했다. 아주대 의료원 관계자는 "이 교수가 내세운 주장들의 사실 여부 등 몇 가지 데이터를 정리해 다음 주쯤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아주대 의료원이나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에 대한 감사 등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국종 교수가 지적한 간호사 지원금 횡령 등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이 교수와 병원장 간의 문제가 불거진 상태인데 정부가 개입할 단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복지부 관계자는 "외상센터 병상이 모자라면 본원(아주대 병원)에서 수용하도록 돼 있는데 협조가 잘 안 되는 모양이다. 아주대를 제외한 전국 외상센터 16곳에서는 이런 논란이 없다"면서 "고의적으로 수용하지 않을 경우는 응급의료법에 따라 복지부 장관이 시정 명령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섭 보건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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