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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외교부 앞 삭발시위도 불사" 3년째 막힌 中 수출길‥피멍든 게임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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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임학회 "문체부 아닌 외교부가 직접 나서야"

뉴스1

지난해 11월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린 '지스타 2019'가 관람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2019.11.1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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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수호 기자 = "외교부 앞에 가서 삭발시위라도 하겠다. 이번엔 반드시 한한령에서 빠져나와야야 한다."(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

3년째 중국 수출길이 막혀있는 국내 게임업계가 오는 3월로 예고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한에 발맞춰 한국게임 수출금지령, 일명 '한한령'(한류 금지령) 해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게임학회는 서울 중앙대학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3~4월로 예고된 시진핑 주석 방한에 발맞춰 게임 수출 재개가 이뤄져야한다"며 "이 시기를 놓치면 올해도 지난 3년과 마찬가지로 중국 수출이 불가능해질 것"이라 밝혔다.

앞서 중국은 지난 2017년 3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갈등이 불거진 이후 3년째 국산 게임에 판호를 내주지 않고 있다. 중국은 게임유통을 당국이 관리하며 판호라 불리는 일종의 허가증을 통해 게임산업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3년간 한중 갈등이 완화되며 한류와 여행 등 일부 산업군은 한한령이 제한적으로 풀렸으나, 유독 게임분야는 여전히 수출이 재개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 게임사가 직접 개발했거나, 한국의 지식재산권(IP)이 눈에 띄게 드러나면 수출을 금지하는 방식이다. 이에 3년전에 수출한 한국게임만 유통이 가능하며, 이마저도 해당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의 경우 현지 중국업체만 개발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이같은 한한령으로 인해 연간 국내 게임수출액이 최소 5000억원 이상 줄어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게임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를 넘어 중국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외교부가 나서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판호 이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민간시장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결국 외교문제로, 외교적 차원의 노력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민간에서 지속적으로 판호와 중국 기업의 저작권 침해 이슈를 제기해 외교부가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위 위원장은 "학회와 관련업계가 외교부에 한한령 해제 분야에 게임산업이 포함돼야한다는 뜻을 전달하고 있고, 공문만 4번을 보냈다"며 "외교부 역시 충분히 판호 이슈를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말 안되면 외교부 앞에가서 삭발 시위라고 할 계획"이라며 "이번에 반드시 한한령에서 빠져나와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 관계자 역시 "중국 자본으로 회사 규모를 키운 카카오와 넷마블, 크래프톤 외에도 일찍부터 지식재산권(IP)을 팔아 연간 1조원의 로열티를 챙기고 있는 넥슨 역시 판호 이슈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학계를 중심으로 여론을 모아, 문체부 외에도 외교부가 직접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 업체들은 국내 게임사가 중국 진출이 좌절된 지난 2017년을 계기로 무섭게 성장해 국내 시장에도 대거 진입한 상태다. 막강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주52시간제 등 각종 규제를 받지 않고,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뤘다. 실제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순위 100위권 게임 중 40개가 중국산 게임이다.
lsh599868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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