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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5 (화)

호텔롯데, 연내 상장 기대감…'일본계' 꼬리표 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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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재무 전문가 전면배치로 연내 상장 의지 실적도 개선세…인천공항 면세점 확장은 숙제 [비즈니스워치] 강현창 기자 khc@bizwatch.co.kr

호텔롯데가 올해 다시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호텔과 재무 전문가를 그룹의 경영 전면에 배치한 데다 호텔롯데의 실적도 좋아지고 있어서다. 면세사업 정상화를 비롯한 몇 가지 숙제가 있지만 사실상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결단만 남겨둔 상황이란 전언이다.

호텔롯데가 상장에 성공하면 '일본계'란 고질적인 꼬리표도 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호텔롯데는 일본 롯데홀딩스와 광윤사 등 일본 계열이 전체 지분의 97%를 가지고 있어 '일본계'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롯데그룹이 호텔롯데를 상장해 일본 계열사들이 보유한 구주 지분율을 줄인 뒤 호텔롯데와 롯데지주를 합병하는 방식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최종 시나리오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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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명근 기자/qwe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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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텔·재무 전문경영진 전면배치

호텔롯데는 롯데그룹의 중간 지주사 역할을 한다. 롯데지주 지분 11.04%를 보유한 3대 주주면서, 롯데물산(31.13%)과 롯데알미늄(38.23%) 롯데건설(43.07%) 롯데렌탈(25.67%) 등을 지배하고 있다.

롯데는 호텔롯데의 상장을 위해 지난 5년간 때를 기다려왔다. 지난 2015년 상장을 추진했지만 경영권 분쟁과 검찰 조사 등을 이유로 상장을 연기한 바 있어서다.

롯데가 연내 호텔롯데를 상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이유 중 하나는 최근 단행한 인사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호텔 전문가인 송용덕 호텔&서비스BU장(부회장)을 롯데지주의 공동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그러면서 황각규 부회장과 투톱 체계를 갖췄다.

송 부회장은 롯데그룹에 입사한 후 40여 년을 호텔롯데에 근무한 호텔전문가다. 지난 2015년 롯데그룹이 경영권 분쟁을 겪는 과정에서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한 것도 그의 아이디어로 알려졌다. 당시 상장이 무산된 뒤에도 꾸준히 호텔롯데의 상장 필요성을 기회가 될 때마다 피력해왔다.

송 부회장이 이동으로 공석이 된 호텔&서비스BU장(사장)에는 그룹 내 재무통으로 통하는 이봉철 전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을 앉혔다.

이 사장은 지난 2012년 롯데손해보험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2014년부터는 그룹 재무혁신실장을 역임했다. 이 자리에서 롯데의 지주사 체제 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팀장도 맡은 바 있다.

결국 올해 이 사장이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를 이끌고, 송 부회장이 그룹 내에서 이를 지원하는 그림이 그려졌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 실적 개선에 유커 귀환 소식까지

최근 호텔롯데의 실적이 개선 추세에 있다는 점도 상장 기대감을 높이는 이유다. 실적이 좋아지면 기업가치가 오르고 그러면 상장 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어서다.

호텔롯데의 지난해 3분기 누적 매출은 5조 4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2% 늘었다. 영업이익은 2037억원으로 47%나 급증했다. 사업부별 매출 비중은 면세사업부가 82.9%, 호텔사업부 11.7%, 월드사업부 4.3%, 리조트사업부 1% 등이다.

최근엔 사드 사태의 여파로 떠났던 유커(중국 단체 관광객)이 돌아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실적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다. 호텔롯데의 주 수익원인 면세사업이 유커의 소비 패턴에 따라 크게 좌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드 여파 이전인 2015년 호텔롯데의 면세부문 영업이익은 3800억원을 웃돌았다. 최근 실적 회복세와 유커의 귀환이 맞물리면서 다시 이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의 평가다.

◇ 인천공항 면세점 확장으로 날개달까

물론 숙제도 있다. 바로 인천국제공항 면세사업 정상화다. 호텔롯데 입장에선 처음 상장을 추진하던 2015년 수준의 수익성 회복이 관건이다. 당시 호텔롯데의 기업가치(EV/EBITDA)는 15조원 수준, 공모 규모는 최대 5조원 이상으로 점쳐졌다.

하지만 지금은 당시와 비교해 가치가 많이 쪼그라든 상태다. 면세사업 축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호텔롯데는 지난 2017년 적자를 기록하며 경영난을 겪었다. 그 여파로 인천공항 면세점 3개 구역에서 철수했다. 임대료 지출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 호텔롯데의 롯데면세점은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긴 하지만 신라면세점과 신세계면세점에 추격을 당하는 신세가 됐다. 이에 호텔롯데는 오는 8월 임대차 계약이 끝나는 제1터미널 면세사업권 8개 구역에서 재입성을 노리고 있다. 입찰 공고는 설 연휴 전 발표될 전망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2015년 당시와 비교해 경영권이 안정됐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인천공항 면세점 확장에 성공할 경우 당시보다 준수한 기업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확장에 실패하더라도 상장을 못할 이유는 없다"면서 "호텔롯데의 상장 여부는 신동빈 회장의 결단만 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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