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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8 (화)

한은, 기준금리 1.25% 동결…"상반기 내릴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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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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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그러나 금통위원 7명 중 2명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경제 성장세가 여전히 낮다는 평가가 많아 상반기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10월 기준금리를 1.5%에서 1.25%로 인하한 뒤 두 번째 동결이다. 금통위는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 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돼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기준금리 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한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국내 경기 저성장 우려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 경기 회복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금리를 묶어둘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2∼8일 94개 업체·기관의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100명)의 99%가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가계부채 증가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자극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이란 분석이다. 정부가 '집값 잡기'에 사활을 거는 상황이라 한은이 금리 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단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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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기준금리.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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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의견 2명 나와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리 동결 이유에 대해 "미·중 무역협상 진전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다소 완화되고 있지만, 금융 안정 측면에서의 리스크(위험)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부동산 정책 공조 차원에서 금리 결정을 고려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완화적 통화 기조가 상충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저금리가 부동산 경기를 과열시켰다는 주장에 대해선 반박했다. 이 총재는 "저금리 등 완화적인 금융여건이 주택가격에 일정 부문 영향을 미친 것은 사실로 전 세계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며 "다만 주택가격을 결정하는 데는 수요와 공급, 정부 정책 등 금리 외에 다른 요인도 영향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한은의 다음 스텝에 쏠린다. 이날 금통위원 7명 중 2명은 '금리 인하' 소수 의견을 냈다. 추가 금리 인하 여지가 있다고 본 것이다. 이 가운데 4월 금통위원 4명의 임기가 종료된다. 이 때문에 그 전에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상반기 중 금리 결정 회의는 2월 27일과 4월 9일, 5월 28일 세 차례 남았다. 이 총재는 "한국 기준금리가 제로(0)까지 가는 것은 상정하고 싶지 않다"며 "비(非) 기축통화국의 금리는 기축통화국보다 높아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한은의 금리 인하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김상훈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경기 회복세가 조금씩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지만, 기업부채와 가계부채, 부동산 문제 등으로 관심이 옮겨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낮은 경제 성장세와 물가상승률을 고려할 때 한은이 상반기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성장세와 물가를 고려할 때 2분기(4~6월) 중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지나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로선 물가 안정에 치중한 정책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금리 인하 기대감은 꾸준히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의영·정용환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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