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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닛산, 작정한 듯 "카를로스 곤 147억원 공금 유용"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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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르띠에 구입,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서 저녁식사, 베르사이유 궁전 파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과 칸 영화제 게스트 섭외 비용.'

일본 닛산자동차가 카를로스 곤 전 회장이 자신의 사치욕을 충족하기 위해 회사 돈 14억엔(약 147억원)을 쓴 내역을 상세히 밝혔다.

조선일보

형사 재판을 앞두고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카를로스 곤 전 닛산(日産)자동차 회장이 14일(현지시간) 수도 베이루트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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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은 16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기업 지배구조 개선상황 보고서에서 곤 전 회장이 르노와 닛산의 합작회사 닛산BV(RNBV)를 통해 사적으로 쓴 비용의 세부 내역을 공개 했다. 명품 브랜드인 까르띠에에서 선물을 구입한 비용, 프랑스 마르모탕 모네 미술관에서 저녁식사를 한 비용, 베르사이유 궁전에서 파티를 개최하는 데 든 비용,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 카니발과 칸 영화제에 게스트를 섭외하는 비용 등이 포함 됐다.

닛산은 작년 6월 RNBV를 조사해 곤 전 회장이 회사 돈 1100만유로(약 142억원)을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밝혔는데, 그 상세 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곤 전 회장이 일본에서 레바논으로 도주한 이후 해외 매체들과 연일 인터뷰 하며 본인의 결백을 주장하며 닛산을 비판하자 회사 차원에서 반격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RNBV는 르노와 닛산이 2002년 절반씩 출자해 만든 회사로 네덜란드에 있다. 이 회사는 르노와 닛산 모두 연결 자회사가 아니어서 감사 대상에서 제외 됐고 닛산의 비서실장 일부만 지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고 있었다고 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곤 전 회장은 RNBV를 통해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소유 제트기를 이용(6.3억엔) ▲선물 구입, 파티 및 축제 비용(4.8억엔) 지출 ▲레바논 학교 등에 기부(2.9억엔) 하는 데 회사 돈 14억엔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내용들은 앞서 닛산이 인정한 곤 전 회장의 임원 보수 과소기재, 비연결 자회사를 통한 자택 구입 및 개보수 비용 지출 등에 더해 새롭게 밝혀진 내용이라고 아사히는 보도했다.

닛산은 추가로 밝혀진 부정 행위에 대해 곤 전 회장 측에 책임을 추궁하고 손해배상 청구를 진행하고 있다. 곤 전 회장과 마찬가지로 보수를 부풀려 받은 것으로 드러난 부장급 이상 직원 4명도 처분하기로 했다.

한편 곤 전 회장은 16일(현지시각) 발매된 프랑스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본인의 탈출에 일본인의 조력이 있었다고 밝혔다. 곤 전 회장은 "현지인이 가담하지 않고 출국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환상"이라고 말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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