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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속도위반'으로 아빠된 고이즈미, 재임 중 육아휴직 쓴 첫 日 장관 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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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일본 환경상이 17일 장남이 태어났다고 밝혔다. 앞서 육아휴직 계획을 밝힌 그는 일본 역사상 처음으로 육아휴직을 쓰는 남성 장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

작년 8월 고이즈미 신지로(왼쪽) 중의원 의원이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함께 결혼 계획을 발표했다. /교도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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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고이즈미 환경상은 각의(閣議·국무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사상 처음으로 각료가 육아휴직을 쓰는 것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찬반 양론을 받아들여 공무(公務)를 최우선으로 하고 위기관리에 만전을 다하면서 육아 시간을 확보하고 싶다"고 말했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15일 첫째 출산 후 3개월 내에 약 2주 간의 육아휴직을 쓰겠다고 밝혀 일본에서 화제가 됐다. 일본 역사상 장관이 재임 기간 내에 육아휴직을 쓴 전례가 없는데다 남성이 쓰는 경우는 일본 사회에서도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블로그에 쓴 글에서 "육아휴직을 쓰는 사람이 생기면, 그 직장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11~15% 올랐고, 특히 상사가 쓰는 경우에는 효과가 2.5배 커진다고 한다"며 "남성이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사회로 만드는 건 일본의 저출산 해결에 중요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환경상은 작년 8월 연상의 아나운서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결혼을 발표하면서 속도위반 이라는 사실도 함께 밝혔다. 이들은 결혼 발표 전 관저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결혼 사실을 보고했다. 주요 방송사들이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이들의 회견 현장을 일제히 생중계 할 정도로 화제였다.

남성 장관의 육아휴직 취득에 대해 일본 정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스가 관방장관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관(官), 민간(民間) 관계 없이 남성의 육아 참여 촉진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며 "남성이 육아휴직을 쓰기 쉬운 직장 풍토를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라이벌인 자민당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도 같은날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사람이 제대로 육아휴직을 취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데 플러스가 되면 좋겠다"고 지지를 보냈다.

반면 냉소적인 시각도 있다. 자민당의 히로시 모리야마 국회 대책위원장은 "국회 심의에 영향이 없는 형태로 (육아휴직을) 쓰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아즈미 준 국회 대책위원장은 앞서 고이즈미 환경상의 정치자금 부정 사용 문제가 불거진 보도를 언급하며 "화제를 돌리기 위해 육아휴직을 쓴 것이라면 용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현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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