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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홍콩언론 "1인당 GDP 1만달러에도 中중산층은 불황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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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소득 감소·고용 악화'에 허리띠 바짝 졸라매

연합뉴스

중국 화웨이 스마트폰
[화웨이 온라인 스토어 홈페이지]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중국 정부가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 달성을 자화자찬하고 있지만, 정작 중국 중산층은 심각한 불황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 중국의 1인당 GDP가 사상 처음으로 1만 달러를 넘어선 것을 자랑하면서 '샤오캉(小康) 사회' 건설이라는 목표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고 선전한다.

지난 2012년 말 집권한 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올해까지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샤오캉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내놨다.

하지만 중국의 중산층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이와 달리 한겨울처럼 얼어붙은 모습이다.

무엇보다 중국 가구 총자산의 70%를 차지하는 부동산 가격의 하락이 중산층의 자신감에 직접적인 타격을 가하고 있다.

중국사회과학원 재경전략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베이징의 평균 주택 가격이 2017년 4월 고점에 비해 지난해 11월 18.5% 하락하는 등 중국 주택 가격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중국 17개 주요 도시의 사무실 공실률은 2018년 16.7%에서 지난해 3분기 21.5%까지 치솟았다.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중산층도 부의 증대를 만끽하면서 적극적인 소비에 나서지만,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마이너스 부의 효과'로 인해 허리띠를 바짝 졸라맬 수밖에 없다.

베이징의 사업가인 앨리스 저우는 "내 주변 대부분의 사람이 주택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최소 월 2만 위안(약 340만원)을 쓰고 있다"며 "생활비가 1만 위안 정도 든다는 것을 생각하면 부동산 가격이나 월급이 크게 오르지 않는 한 수지를 맞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 구직 전문사이트 '자오핀'이 사무직 종사자 8천900명에게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무거운 부채 부담을 지고 있다고 밝힌 응답자는 2018년 21.89%에서 지난해 34.6%로 크게 높아졌다.

응답자의 28%는 지난해 임금 인상률이 5%에 못 미쳤다고 답했으며, 40%는 임금이 동결됐거나 삭감됐다고 밝혔다.

고용 전망과 관련해서는 응답자의 60%가 올해 고용상황이 더욱 나빠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산층의 체감경기 악화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2천580만 대로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올해는 2% 추가로 감소해 판매량이 2천531만 대에 그칠 것이라고 협회는 전망했다.

지난해 중국 휴대전화 판매량도 3억8천900만 대에 그쳐 전년보다 6.2% 줄어들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판매 감소율이 무려 14.7%에 달했다.

SCMP는 "중국 중산층은 지난 50년 동안 고도성장의 최대 수혜자였지만, 이제 그들의 자신감은 사라지고 있다"며 "부동산 가격 하락, 소득 감소 등에 시달리는 중산층은 자동차, 가전 구매 등은 물론 사교육비 지출마저 줄이고 있다"고 전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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