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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조선총독 떠올라"…해리스 美대사 콧수염 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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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수현 기자] [NYT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한 건 한국인들의 국가적 자존심 건드리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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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 대사.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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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병, 한미 분담금 인상 등을 강하게 주장하는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이 논란이 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시절 총독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NYT는 지난 3일 해리스 대사가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를 전하며 "미국 대사의 콧수염이 외교 문제로 표면화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의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일본과는 무관하게 군인으로서의 경력과 외교관으로서의 인생을 구분짓고 싶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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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당시 미 태평양사령관이 2018년 4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난 모습.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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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는 미국 해군 장교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다. NYT는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는 사실은 한국사람들에게 국가적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그가 임명된 2018년 7월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을 증액하라고 압박하기 시작하던 때였다.

군 출신인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 파병, 한미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연이어 고압적이고 강경한 발언을 이어왔다. 이 때문에 지난달 13일 일부 반미 시민단체들은 해리스 대사가 '내정간섭 총독 행세'를 한다며 미 대사관 앞 규탄 시위 중 콧수염 뽑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20세기 일제에 저항한 한국의 독립운동가들 중에서도 콧수염을 길렀던 사람들이 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 적대감을 이해하지만 나는 주한 일본대사가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라며 "단순히 나의 출생에 역사를 덧씌우는 건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내 콧수염이 한미관계를 어떤식으로든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납득시켜보라. 그럼 밀어버리겠다"고 말했다.

김수현 기자 theksh0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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