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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NYT "'콧수염' 해리 대사, 조선총독 연상에 한국인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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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지난해 12월 13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 참수대회 참가자가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을 제거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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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이 외교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6일(현지시간)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콧수염이 한국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이 일제강점기 시절 총독을 연상시키면서 한국인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날 해리스 대사가 외신기자들과 가진 간담회 자리에서 자신의 콧수염에 대한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한 사실을 전하며 이같이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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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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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대사는 이 간담회에서 "내가 일본계 미국인이라는 이유로 한국의 언론과 소셜미디어에서 비난을 받아왔다"면서 "일본과는 무관하게 군인으로서의 경력과 외교관으로서의 인생을 구분 짓고 싶어 콧수염을 기르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양국 사이에 존재하는 역사적 적대감을 이해하지만 나는 주한 일본대사가 아니라 주한 미국대사"라며 "단순히 나의 출생에 역사를 덧씌우는 건 실수"라고 밝혔다. 이어 "내 콧수염이 한미관계를 어떤 식으로든 해치고 있다는 사실을 내게 납득시켜보라. 그럼 밀어버리겠다"고도 했다.

해리스 대사는 미국 해군 장교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일본계 미국인이다. NYT는 "일본계 미국인을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는 사실은 한국 사람들에게 국가적 자존심을 건드리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가디언도 "일제강점기는 한국 내에서 분노의 원천"이라며 "일본계인 출신과 함께 그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콧수염은 한국인을 모욕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두 매체는 "해리스 대사의 콧수염은 한국에 대해 무례하고 심지어 강압적이라는 미국의 최근 이미지와 관련이 있다. 그는 종종 대사가 아니라 총독이라고 조롱받았다"고 전했다.

지난달 13일 일부 반미 시민단체들은 해리스 대사가 '내정간섭 총독 행세'를 한다며 미 대사관 앞 규탄 시위 중 콧수염 뽑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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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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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도 16일 해리스 대사가 간담회에서 "한국은 북한과의 어떤 계획도 한미 간 실무협의를 통해서 해야 한다"고 한 발언에 대해 "우리가 대사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라며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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