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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매경춘추] 저출산쇼크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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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합계출산율 1.7 이하를 저출산으로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5년 합계출산율이 1.66이었다. 35년 전부터 저출산 국가였던 것이다.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은 끝을 모르고 추락해 출산율이 가임 여성 1인당 0.977로 떨어졌다고 보고되고 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추락 속도가 가파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속적인 저출산으로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가 되고 말았다.

인구학적 문제는 원인과 결과, 문제 해결의 효과 간에 상당한 시간적 격차가 있어 이 문제가 안고 있는 심각성을 실감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나 고령화 문제는 선진국이면 어느 국가나 안고 있는 문제이고 저마다의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지만, 저출산은 성격이 다른 문제인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출산율이 급속도로 떨어지는 것일까? 아니 출산을 안 하는 것일까? 흔히 주변에서 직장 생활, 양육의 문제, 자녀 교육의 문제 등을 우리나라의 저출산 이유로 들고 있지만 이 또한 뚜렷하지 않다. 그럼 우리나라 환경이 어떤 면에서 나쁜 것일까?

역사 이래 물질적으로 가장 윤택한 삶을 영위하고 있고 경제적으로도 놀랄 만한 성과를 이루었는데 말이다. 흔히 행복지수라는 것을 비교할 때가 있는데 이는 상대적 개념이고 외적 조건만큼이나 내적 만족도 또한 행복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누구나 주지하는 바이다.

지난 10년간 약 120조원을 저출산 정책에 지원했는데 과연 외적 환경, 경제적 혜택만으로 해결될 수 있을까?

작년 국민건강보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극도의 불안감을 주 증상으로 하는 공황장애 환자 증가율이 연평균 24.5%씩 늘어난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막연한 불안감과 미래에 대한 희망이 생물학적으로 정서적으로 건강한 환경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고령화와 저출산은 같은 선상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로 보인다. 고령화는 상대적 개념이고 저출산 문제가 해결되면 결국 고령화 문제는 희석되게 마련이다.

고령화 고유의 문제는 그 자체 해결을 필요로 하는 측면도 있지만 이는 사후 문제 해결의 한 방편이고, 여전히 고령화를 완화할 수 있는 해결의 시작은 출산율 개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인구 관련 통계를 보면 한국은 갈수록 늙어가고 있는데, 시기를 놓치면 우리 경제의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재화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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