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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서 '천연기념물' 원앙 떼죽음…통신줄이 비극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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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 (기사내용과 관련 없는 이미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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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잇따라 사체로 발견된 천연기념물 제327호 원앙은 통신줄에 걸려 죽은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에 의뢰해 원앙 사체를 부검한 결과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목과 가슴 등에 부러진 흔적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 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는 지난 11일 강정천 중상류 부근에서 원앙 사체 6구와 날개가 부러진 1마리를 발견해 수거했다.

현장에는 심하게 훼손된 다른 사체도 있었다. 협회는 강정천 중상류 인근에서 모두 원앙 13마리가 죽은 것으로 추정했다.

최초 발견된 당시에는 원앙들이 산탄총(엽총)에 맞아 죽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체 1구에서 산탄 총알 1개가 발견됐고, 다른 사체에서도 총알이 관통한 것으로 보이는 흔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검결과 사체의 목과 가슴 등이 부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가슴근육이 파열되는 등 내상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체 1구 안에 있던 산탄 총알은 수개월 전부터 계속 몸에 박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원앙은 몸 속에 총알이 박힌 채로 생존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 관계자는 "총알이 원앙 몸을 관통한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수십 개의 총알이 총구에서 발사되면서 흩어지는 산탄총 특성상 많은 총알이 현장에서 나타나야 하지만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경찰 조사 결과 총소리를 들은 주민도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원앙이 죽은 원인이 목과 가슴 골절이라는 점, 원앙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는 걸 봤다는 인근 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원앙들이 통신줄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확인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도 "상처가 모두 배 부위에 있고, 산탄총에 맞았다면 몸 안에 있어야 할 알갱이들이 엑스레이 사진에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통신줄에 부딪혀 추락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원앙이 단체로 통신줄에 걸린 정확한 이유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당 통신줄은 2016년 쯤 설치됐다.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 관계자는 "원앙은 오래전부터 대를 이어 강정에서 살아왔는데 이처럼 한꺼번에 통신선에 부딪혀 죽은 경우는 매우 드문 현상"이라면서도 "다만 통신선이 최근에 생겼다면 전혀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원앙은 동북아시아에 서식하는 새로, 세계적으로 2만∼3만 마리밖에 남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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