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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8 (화)

백두산 행군 다시 꺼내든 北… ‘빨치산 정신’ 돌파 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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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백두산 칼바람 맛봐야”

‘빨치산 아들’ 김정은 정통성 부각

항일투쟁 동일시…백두혈통 강조

제재압박 극복·내부결속 강화 의도

이데일리

백두산지구의 혁명전적지를 답사행군하는 전국 청년학생들이 19일 백두산에 올랐다고 북한 노동신문이 지난달 20일 보도했다. 학생들은 ‘가리라 백두산으로’, ‘높이 들자 붉은기’ 등의 노래를 부르며 행군했고, 백두산에 올라 만세를 불렀다(사진=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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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북한이 지난해 연말 사상 교육으로 강조하고 나섰던 백두산 행군을 다시 꺼내 들었다. 미국의 대북 제재에 따른 경제난 속 내부 결속과 사상 이완을 막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북한은 17일 백두산의 칼바람을 견디며 항일투쟁을 한 선대의 정신을 이어받아 미국의 제재 압박을 극복하자고 촉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필승의 신심 드높이 백두의 행군길을 꿋꿋이 이어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우리는 또다시 간고하고도 장구한 투쟁을 결심한 당의 의도를 심장에 새겨 안고 필승의 신심 드높이 백두의 행군길을 변함없이 이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백두의 행군길’은 “조선혁명을 철저히 우리 식, 우리 힘으로 수행해나가는 주체의 길, 자주의 길”이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정면돌파전’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면서 “백두산에서 우리 혁명의 시원이 열린 때로부터 오랜 세월이 흘러갔지만, 계급투쟁의 과녁은 변하지 않았다”며 “오늘의 정면돌파전은 우리를 고립 질식시키려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의 제재 압박을 무력화시키고 사회주의 건설의 새로운 활로를 열기 위한 장엄한 투쟁”이라고 했다.

백두산은 김일성 주석이 혹독한 추위와 배고픔을 이겨가며 항일투쟁을 한 상징적인 곳으로, 미국과 대치 중인 현 정세를 항일투쟁 당시와 동일시하며 ‘백두혈통’을 이어온 김정은 위원장만이 현 상황을 타개해 나갈 수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실제로 “김일성 동지께서는 백두산에서 주체의 기치 높이 우리 혁명의 진군로를 개척하시고 혈전만리를 헤치시며 일제를 타승하고 조국해방의 역사적 위업을 이룩했다”면서 “빨치산의 아들로 탄생해 일찍이 김일성종합대학 시기 백두의 행군길을 곧바로 이어가실 신념의 맹세를 선언하신 김정일 동지께서는 반세기가 넘는 혁명 영도의 전 기간 이 맹세에 끝없이 충실했다”고 언급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11월을 시작으로 고비 때마다 백두산에 오르며 내부적으로는 3대 세습 정통성의 메시지를, 대외적으로는 향후 계획과 결심과 같은 중대 메시지를 예고해왔다.

신문은 그러면서 “금강산이나 해수욕장에 가보지 못한 사람은 있을 수 있어도 백두산에 올라가 보지 못하고 백두의 칼바람 맛을 모르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답사행군의 의무화를 강조했다.

특히 “백두산지구 혁명전적지 답사 과정에 손발이 시리고 귀뿌리를 도려내는 듯한 추위도 느껴보면서 투사들의 강의한 신념과 의지를 체득하고 오늘의 행복이 어떻게 마련되었으며 조국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를 심장 깊이 새기도록 하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힘든 행군을 꺼리는 주민을 겨냥한 듯 “답사와 관련한 문제를 놓고 조건타발(불평불만)을 하며 흥정하려는 현상을 철저히 배격 극복하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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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 간부들과 함께 군마를 타고 백두산에 올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4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간부들과 모닥불을 쬐고 있는 모습으로, 김 위원장 오른쪽에 부인 리설주 여사도 자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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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당 선전일꾼 답사 행군대가 백두산을 찾았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지난달 11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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