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9 (수)

2주 된 쉰 목소리는 감기 탓? 목 아닌 위의 경고일 수 있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위산 거꾸로 올라오면 역류성 인후두염 발생

목감기 증세 비슷, 호전 안 되면 병원 가봐야

과식·술 피하고 식사 후 눕는 습관 바꿀 필요

중앙일보

역류성 인후두염에 걸리면 목 이물감이나 쉰 목소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사진 고대안산병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요즘처럼 추운 겨울철엔 ‘불청객’ 감기 바이러스가 쉽게 찾아온다. 목이 잠기거나 부어오르는 목감기에 걸린 환자도 흔히 나타난다. 하지만 목에 뭔가 걸려있는 듯한 느낌, 그리고 쉰 목소리가 2주 이상 넘어가면 단순한 목감기가 아닐 수 있다. 바이러스가 아니라 ‘위’(胃)에서 문제가 시작된 역류성 인후두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주재우 고대안산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의 도움말을 바탕으로 역류성 인후두염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 등을 정리했다.

인두와 후두는 우리 몸에서 공기가 이동하는 호흡기관의 하나다. 인두는 음식물의 이동 통로로도 쓰인다. 후두는 삼킨 음식물이 기도로 들어가는 걸 막아주는 동시에 소리를 내는 발성 기관 역할도 맡는다. 인두와 후두에 염증이 생긴다면 기침과 목 통증, 목소리 변화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역류성 인후두염은 위에 있는 내용물이 거꾸로 목으로 올라오면서 인두, 후두를 자극했을 때 발생한다. 위산은 강한 산성을 갖고 있어 음식물 소화를 돕는다. 하지만 위산이 과도하게 역류한다면 점막에 자극을 가하고 목에 염증이 생기기 쉽다. 흔히 잘 알려진 역류성 식도염은 위산이 식도까지만 올라왔을 때 발생하는 염증을 말한다. 식도를 넘어 인두ㆍ후두까지 위산이 도달하게 되면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이 병의 대표적 증세는 ▶목 이물감 ▶마른기침 ▶쉰 목소리 ▶따끔거리는 통증 등이다. 평소에 많이 앓는 목감기와 큰 차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역류성 인후두염에 걸려도 목감기로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역류성 인후두염은 바이러스ㆍ세균 등이 원인이 아니기 때문에 감기와 같은 방식으로 치료할 수 없다. 만약 2~3주 이내에 상태가 좋아지지 않는다면 병원에 가봐야 한다. 후두 내시경으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법을 정하게 된다.

중앙일보

과식과 자극적인 음식은 역류성 인후두염을 악화시킬 수 있다. [중앙포토]


치료법의 핵심은 평소 무심코 지나치는 식습관ㆍ생활습관 개선이다. 과식을 삼가고 커피ㆍ탄산음료ㆍ술, 자극적이거나 기름기가 많은 음식 등을 피하는 게 좋다. 위에 자극을 주지 않아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 후 바로 누워서 지내는 습관도 바꿔야 한다. 소화가 잘되는 음식을 먹으면서 위산 역류를 막는 게 중요하다. 약물치료가 필요하다면 위산 분비를 줄이는 약을 쓰게 된다.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운동은 뱃속 압력을 높여 치료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자제해야 한다.

주재우 교수는 "역류성 인후두염을 단순 감기로 생각하고 방치하면 만성 인후두염으로 악화할 수 있다. 초기에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게 중요하다“면서 ”치료를 위해선 식습관을 포함한 생활습관 개선도 필수적이다"고 조언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