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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TF현장] '대형마트 vs 전통시장' 설 차례상 준비 "직접 장 봤습니다"(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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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년보다 빠르게 다가온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 점포 앞 매대에는 차례상에 필요한 과일과 생선, 육류 등 풍성하게 매대를 채운 갖가지 식재료들이 명절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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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인 행사' 앞세운 대형마트, '덤·에누리' 전통시장

[더팩트|이진하·이민주 기자] 다가오는 설 명절, 워킹맘 소영(가명) 씨는 선물세트 선택만큼이나 제수용품 장보기가 고민이다. 전통시장이 더 싼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다가도 많은 짐을 들고 돌아다닐 생각에 막막하고, 대형마트에 가자니 조기도 한 종류, 밤도 하나뿐이라 산지별로 다양한 물건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아 망설여진다.

갖가지 의문부호가 머릿속을 맴돌지만, 가장 큰 고민거리는 무엇보다 '과연 어느 곳에서 더 싸게 살 수 있는지' 여부다.

<더팩트> 취재진은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과 경기 소재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을 방문해 차례상에 필요한 장을 보며 실제로 드는 비용 및 장단점 등을 비교해봤다.

◆ "할인행사 노리면 마트도 싸다"…편리하게 장 보자

18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를 찾았다. 저녁 장과 이른 차례상 장 보기를 위해 마트를 찾은 고객으로 붐볐다. 시계 바늘이 오후 12시를 가리키자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보기에 나선 고객들이 급격히 늘어났다.

설을 일주일 앞둔 시점이었지만 마트 내부는 이미 '대목' 맞이 대비를 마친 상태였다. 산적용 한우부터 국내산 조기, 고사리와 도라지 등 갖가지 나물 등 다양한 식재료들이 매대 곳곳을 차지했다. 마트 입구로 들어서자 사과, 배와 같은 일명 '차례상 필수품목'을 판매하는 매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특히 여러 브랜드와 종류가 있는 황태포의 경우 고객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할인하는 상품 1종을 복도 쪽 매대에 배치했다.

매대를 가득 채운 제품들 위로 좋은 물건을 고르기 위한 고객들의 분주한 손길이 이어졌다. '차례상 필수품'인 사과와 배, 냉동 동그랑땡, 만두 등 완제품 코너 앞은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매장 곳곳에서 눈에 띄는 점은 바로 '할인행사'였다. 이날 찾은 대형마트 두 곳 모두 조기, 문어를 비롯해 다양한 신선식품을 대상으로 할인행사를 진행했다. 제품 종류의 다양성은 장점으로 느껴졌지만, 제품별 천차만별인 가격은 '어떤 상품이 좋은 거지?'라는 고민을 더 키웠다. 실제로 황태의 경우 브랜드별 최대 3000원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였다. 일부 고객들은 제품별 산지와 단위 가격 등을 살피느라 한참을 매대 앞에 서 있기도 했다.

하루 동안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며 느낀 장점은 단연 '편리함'이었다. 매서운 한파가 기승을 부린 날씨도 문제가 되지 않았고, 직원들의 응대 역시 만족스러웠다. 평소 잘 구매하지 않는 생율 등을 찾으려 두리번거리자 곧바로 직원이 다가와 "찾는 상품이 있냐"며 응대했다. 계산한 상품을 카트에 담아 곧바로 주차장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는 점 역시 만족스러웠다.

고객들도 비슷한 이유로 대형마트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주부 김 모 씨는 "차례상은 다음 주에 볼 예정이지만, 오늘 주말 장을 보면서 어떤 물건이 있나 살펴보러 왔다"며 "지난해에는 재래시장에서 차례상 음식 등을 샀지만, 올해는 마트에서 차례 장을 보려 한다. 날씨도 춥고 할인 행사도 많이 하는 데다 혼자서 장을 보기에도 불편함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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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 내 식품관 코너로 들어서자 사과, 배와 같은 일명 '차례상 필수품목'을 판매하는 매대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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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시장, 다품종 소량 구매도 OK… 주차 등 편의시설 불편은 여전

이번에는 서울과 경기도 광명에 있는 전통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에서도 차례상에 필요한 과일과 생선, 육류 등 풍성하게 매대를 채운 갖가지 식재료들이 명절 분위기를 물씬 풍겼다.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변화는 '가격표시제'다. 이전까지 '부르는 게 값'이었던 것과 달리 소비자가 제품 가격을 쉽게 파악할 수 있어 장보기가 편리했다. 대형마트와 비교해 다양한 제품을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으로 구매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는 것 역시 장점이다.

한 시장 안에 같은 품목을 판매하는 가게가 여럿 있는 점도 대형마트와 구별된다. 여러 개의 상점에서 산지별 다양한 식재료들을 상태와 가격을 비교하며 살 수 있다는 점은 매우 만족스럽다.

자녀와 함께 시장을 찾은 김 모 씨는 "평소에도 구입 품목에 따라 방문하는 곳이 다르다"며 "대형마트는 다양한 할인행사를 진행하기 때문에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것도 있지만 채소나 과일 가격은 전통시장이 저렴한 것으로 느껴져 시장을 찾는다"고 말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구매하는 품목이 많아질수록 들어야 하는 짐의 수와 무게가 늘어나는 점은 부담이다. 물론 일부 소비자들은 접이식 핸드카트를 준비해 나름 여유 있는 장보기를 즐겼지만, 손으로 들어야 하는 에코백이나 일반 비닐봉지만 갖춘 사람들의 표정은 여유롭지 못했다.

특히, 전통시장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주차 문제를 비롯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의시설은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었다. 이날 매장에서 만난 장 모 씨는 "전통시장은 다양한 품종을 원하는 만큼 살 수 있고, 집에서 직접 만든 것 같은 식혜나 만두 등을 살 수 있어 좋다"라면서 "다만 주차문제 때문에 많은 품목을 구입하기 어렵고, 날씨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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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 차이를 조사·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이 22만5680원, 대형마트가 29만9669원으로 7만3989원의 차이가 났다. /이진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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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어디가 싸다고?"…사과·조기 '대형마트', 나물류 '전통시장' 더 싸

'비용' 측면에서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전통시장이 조금 더 유리했다.

대형마트에서 구매한 차례음식의 총가격은 7만4949원, 전통시장 6만4000원이었다. 단순 비교를 위해 차례상에 올라가는 식재료 상품 10개를 추렸다. 상품은 배, 조기, 사과, 한과, 소고기, 돼지고기, 애호박, 고사리, 도라지, 밤이며 중량은 마트에서 판매하는 것과 동일하게 계산했다.

고사리, 도라지 등 나물류와 한과 등 수제품은 전통시장이 더 쌌다. 반면 대형마트의 경우 할인이 적용된 배, 조기 등의 상품이 시장보다 저렴했다.

가격 차이가 1000원 이하로 크지 않았던 상품은 소고기, 돼지고기, 애호박으로 적게는 200원에서 많게는 600원가량 차이가 났다. 다만 전통시장의 경우 마트와 같은 중량을 구매하더라도 '덤'으로 더 담아주거나 100원 단위를 제외하는 식으로 '에누리'하는 점포도 많았다. 같은 점포에서 두 개 이상의 상품을 살 경우 1000원 이하 단위로 할인을 해주기도 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배 등 과일류의 경우 대량 구매를 통해 단가를 낮출 수 있기 때문에 대형마트에서 더 싸게 판매할 수 있는 반면 손질에 손이 많이 가는 나물류의 경우 생산자와 중간 단계가 생략된 전통시장에서 더 싸게 팔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올해 수산물류가 비교적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가운데 작황 부진으로 채소류는 높은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전통시장이 가진 특장점이 다르기 때문에 소비자가 이를 바탕으로 어떤 곳에서 구매하는 것이 좋을지 판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편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서는 매년 설 제수용품 가격 비교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 조사에 따르면 올해 설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4인 기준)은 20만 원대다.

올해 공단에서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간 차례상을 차리는 데 드는 비용 차이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전통시장이 22만5680원, 대형마트가 29만9669원으로 7만3989원의 차이가 났다.





jh311@tf.co.kr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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