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17 (월)

e북·유튜브에 서러운 40대…출판·영상 일자리 최대폭 감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여성·사회서비스업에서 고용보험 가입 늘었지만

10년전 출판·영상 분야서 일하던 40대 고용 줄어

제조업 피보험자, 36~45세시점부터 감소세 지속

이데일리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네거리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을 서두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작은 출판사에 다니던 이강현(가명·49) 씨는 회사가 어려워져 권고사직을 당했다. 지금까지 일해왔던 경력을 살려 재취업을 하고 싶었지만 출판시장이 얼어붙은 지 오래여서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씨는 “20년 넘게 출판 쪽에서 경력을 쌓았지만 워낙 출판시장이 위축돼 다른 회사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라며 “택배 아르바이트라도 알아봐야 할 판”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10년간 40대들의 일자리가 주로 출판·영상·정보 서비스업 분야나 금융·보험업에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IT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구조 변화가 인력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좋은 일자리들이 주로 몰려 있는 제조업에서도 2015년부터 일자리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이 실적 악화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등 업황 부진 여파로 풀이된다.

6일 한국고용정보원 ‘40대 코호트의 고용동향 특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6월 기준 40대 그룹(1969~1979년생)의 지난 10년간 고용보험 가입자 현황을 살펴본 결과, 가입자가 가장 많이 줄어든 업종은 출판·영상·정보서비스업으로 11.4%포인트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금융·보험업이 4.2%포인트, 전문·과학·기술업이 1.8%포인트 감소했다.

10년 사이 고용보험 가입자가 959만 7000명에서 1370만 8000명으로 42.8%(411만 1000명) 늘어났다. 이 중 40대 가입자 수는 306만 3000명에서 344만 5000명으로 약 38만 3000명 늘었다. 정부가 고용보험 가입 문턱을 낮춰 고용보험 가입을 확대하면서 여성, 40대 이상 중장년층,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피보험자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가입자 수가 줄어든 업종은 주의 깊게 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어떤 이유로든 이 업종에서의 고용 변화가 급격하게 일어나고 있다는 의미여서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가입자의 경우, 타 업종으로의 이직율이 8.5~20.9%에 그친 반면 출판·영상·정보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업은 타 업종 이직율이 25.2~44.6%로 매우 높았다.

이직율이 높은 이들은 출판사에 다니거나 영상·오디오를 제작하고 배급하는 업체, 자료 처리 및 데이터 베이스 구축, 웹·서버 호스팅 등 인터넷을 매개로 한 서비스 업체 종사자들이다. 건축기술·엔지니어링 기술자 등도 가입자 감소 폭이 컸다.

30대 때 다니던 직장을 떠나 이들이 향한 곳은 주로 사업시설관리 서비스업, 도·소매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 상대적으로 임금이 낮은 업종이었다. 반면 금융·보험업은 타 업종 이직율이 10%대로 상대적으로 높았지만 근로자 처우가 상대적으로 높은 동일 업종 이직이 많았다.

정한나 부연구위원은 “출판·영상·정보서비스업과 전문·과학·기술업은 30대에서 40대로 나이가 들면서 이직을 하는 이들이 많고, 이들이 떠난 자리를 젊은 연령대가 다시 채워나가면서 전체적으로 평균 연령대가 낮은 편”이라며 “또 이 업종을 떠난 노동자들은 근로조건 등이 더 열악한 쪽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컸다”고 말했다.

한편, 제조업의 경우 10년간 가입자 수가 줄어들진 않았지만, 2015년 6월부터 전년 동월 대비 피보험자 수가 감소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전자부품음향 통신장비 제조업이 2012년 6월 이후 가입자 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기타 기계 제조업 역시 2015년 6월부터 감소하는 추세다.

최근에는 기타 운송장비, 자동차 트레일러, 금속가공제품, 고무·플라스틱, 화학제조업에서 가입자 수가 감소하는 등 고용이 줄어드는 제조업 분야가 확산하고 있다.

정 부연구위원은 “제조업 경기 부진의 영향이 이들이 30대였을 때부터 시작돼 고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지난 10년간 40대 코호트의 업종별 피보험자 수 변화 추이(전년 동월 대비). 단위=명. 한국고용정보원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