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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2 (수)

[e터뷰]손면석 V4 총괄 “서비스 장기화 총력… 회사 신뢰도 키우는 게임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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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 모바일 성공에 넥슨 분위기 고무적

"모바일 장기 서비스 불신, V4로 극복하고파"

리모트 서비스에 회의적.."클라우드로 접근해야"

이데일리

손면석 V4 책임총괄 프로듀서가 인터뷰에 응하고 있는 모습. 넥슨 제공


[이데일리 노재웅 기자] “아직 성공이라고 절대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부 직원들도 전혀 동요됨 없이 출시 직전과 같이 매일 게임 업데이트와 이용자 소통에 만전을 기하고 있는 중입니다.”

17일 서울 강남구 소재 넷게임즈 본사에서 만난 ‘V4’의 개발총괄인 손면석 프로듀서(PD)는 게임 흥행에 대한 축하 인사에 대해 손사래를 치며 이같이 답했다.

◇V4 다음 목표는 ‘넥슨’ 브랜드 신뢰 회복

넥슨 산하 모바일게임 전문 개발 자회사 넷게임즈(225570)에서 12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투입해 2년여 동안 개발한 대작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V4’는 지난 11월7일 정식 출시 이후 두 달여가 지난 현재까지 구글플레이 매출 3~4위를 유지 중이다. 지난 2년간 넥슨이 출시한 모바일게임 신작 가운데 한 달 이상 매출 ‘톱5’ 이내에 안착한 첫 번째 게임이다. 특히 작년에는 역대 최다 규모로 모바일게임 10여종을 선보이며 공격적인 신작 공세에 나섰지만, V4가 나오기 전까진 업계 1위 게임사임에도 모바일 플랫폼에서 쓴맛만 봐왔던 넥슨이다. 여기에 회사 매각 이슈부터 구조조정에 따른 다수 게임의 서비스 종료 등 어수선한 한 해를 보냈던 넥슨에 V4는 숨을 트이게 하는 역할을 했다.

손 PD는 개발 과정에서 V4의 흥행을 자신할 수 있었던 근거로 넥슨 모바일게임 사상 최대 규모의 사내 테스트 과정을 통해 얻은 호평을 꼽았다. 2018년 중순부터 계속해서 규모를 키워 사내 테스트를 반복했고, 출시 직전에는 수백명의 동시접속을 통한 대규모 테스트까지 거쳤다.

손 PD는 “출시 당시 V4의 생존을 예상하는 업계 사람은 별로 없었다”며 “하반기 주요 MMORPG 중 유일한 신규 IP(지식재산권)인데다 출시 시점으로도 경쟁 대작들에 끼인 샌드위치가 되면서 부정적 관측이 지배적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이렇게 상위권을 유지하고 이용자들께 사랑받는 것에 대해서 정말 감사하다. 절실한 심정으로 사내 역량을 총동원한 것이 결과로 돌아온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그가 직접 숫자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매출 측면에서도 애초 내부에서 목표로 했던 실적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러한 성과에 이정헌 넥슨 대표가 직접 특별 주문제작한 대형 축하 케이크와 떡을 넷게임즈 사무실로 선물하면서 사내에 큰 화제가 됐다. 대표 차원에서 별도의 개발조직을 챙긴 것은 사내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역시 넥슨과 이번 성과에 충분히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의미 있는 보상을 직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럼에도 손 PD는 본인뿐 아니라 넷게임즈 직원 모두가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가짐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넥슨 브랜드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가진 신뢰도가 최근 급격히 무너져 있는 만큼, 단기 매출보다는 서비스 장기화가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손 PD는 그동안 단기간에 서비스를 종료하는 모바일게임이 너무 많아지면서 오랫동안 서비스하는 게임에 대한 넥슨의 신뢰가 없어졌다는 데 공감하면서 “순위권 안착도 중요하지만 장기 서비스에 온 힘을 쏟고 있다. 회사와 게임 타이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만들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적으로 클라우드가 대세될 것”

최근에는 서비스 장기화의 가능성을 직접 체감할 만한 일도 생겼다. V4 출시 이후 처음으로 마련한 이용자 초청 행사 ‘브이포차’에 무려 2000여개의 길드(모임)가 참가를 신청하면서, V4에 대한 이용자들의 뜨거운 열정을 또 한 번 증명했다. 길드당 수용인원이 50명 정도임을 고려하면 최대 10만명 가까운 이용자가 이번 행사에 참가 의지를 가졌다고 풀이할 수 있다. 손 PD는 “출시 초기에는 ‘우리 사람’이라고 확정 지을 만한 이용자층이 없었다면, 이제는 확실한 고정 팬층이 두텁게 생겼다”며 “경쟁력을 발휘할 기초체력을 갖춘 셈이다”라고 말했다.

경쟁사가 최근 발표한 PC 앱 연동 플레이어나 리모트 스트리밍 서비스(PC화면을 그대로 모바일에 띄워주는 기능)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개발자 입장에서 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방향은 결국 클라우드 게임이라는 게 손PD의 주장이다. 아울러 모바일게임은 모바일 자체로 완벽하게 구동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손 PD는 “지금 다른 개발사들에서 선보이는 기술들은 모바일게임을 모바일 환경에서 완벽하게 구현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들이 많다”며 “우리는 독립된 모바일게임으로써 최적화에 주력했고, 직접 이용해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타게임과 비교 불가 수준”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그러면서 그는 “결국 최종 방향은 모바일게임을 PC에서 구동케 하는 앱플레이어나 리모트 컨트롤이 아닌 클라우드가 돼야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넥슨 차원에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현재 심도 있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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