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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여성 결혼생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6.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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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 공개

연령 높을수록 만족도 낮아..집안일 시간 여성이 8.3배

경기도 안양시에 사는 결혼생활 40년차 황모(63·여) 씨는 남편과 있는 시간이 그리 즐겁지 않다고 말한다. 아들 두 명이 모두 출가한 5년 전부터는 집에서 남편과 말 한마디 섞지 않는 날이 많다. 남편과 황씨 모두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어 대화할 시간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마주쳐도 딱히 할 말이 없다. 황씨는 “부부가 아니라 동거인 같은 느낌이다. 취미도 달라 밥 먹을 때 정도 빼고는 각자 다른 방에서 자유롭게 하고 싶은 걸 한다”고 말한다.

여성의 결혼생활 행복도를 점수로 매겼더니 10점 만점에 평균 6점대로 절반을 조금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는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 60세 이상이 꼴찌였다.

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를 공개했다. 여성가족패널조사는 정부가 2007년부터 전국 약 1만 가구의 만 19~64세 여성을 표본으로 삼아 생활ㆍ의식변화 등을 2년에 한 번씩 묻는 조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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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여성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8점으로 나타났다.[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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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사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3세로 60세 이상(24.3%)이 가장 많았고, 50대(22.8%), 40대(22.6%), 30대(19.2%), 20대 이하(11.1%)의 순이었다.



결혼 만족도? 60세 이상 최하



조사에서 부부의 결혼생활 점수는 평균 6.8점으로 나타났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만족도가 떨어졌다. 30대 이하가 7.21점으로 가장 높았고, 40대(6.9점), 50대(6.7점), 60세 이상(6.44점) 순이었다.

비취업 여성의 결혼 만족도는 6.82점으로 취업 여성(6.78점)보다 소폭 높았다. 교육수준별로 보면 전문대졸 이상(7.17점)이 만족 정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고졸(6.67점), 중졸 이하(6.29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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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응답자의 특성별 결혼 만족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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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정책연구원은 “일반적으로 교육수준은 연령이 높을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연령별 결혼 만족도의 특징이 동일하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함께 하는 활동의 경우 산책이나 조깅, 등산, 운동 비율이 43.7%로 가장 높았다. 친정 부모나 시부모와의 교류(40.6%, 40.1%)가 뒤를 이었다.



육아ㆍ가사는 아내 몫..가사 시간 8.3배



가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일 집안일을 위해 여성이 쓰는 시간은 평균 약 2시간 30분인 반면 남성은 20분이 채 안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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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여성이 가사에 쓰는 시간은 평일 148.09분으로 남성(17.91분)보다 8배 이상으로 많았다.[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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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ㆍ요리준비, 설거지, 세탁, 시장보기ㆍ쇼핑, 집안 청소 등으로 가사노동을 세분화한 뒤 수행 빈도를 ▶거의 매번 ▶일주일에 4~5일 ▶일주일에 2~3일 ▶일주일에 1일 ▶그보다 드물게 ▶전혀 하지 않는다 등으로 나눴을 때 아내가 ‘거의 매번’ 자신이 한다고 꼽은 것은 식사ㆍ요리준비(87.5%), 설거지(85.7%), 집안청소(52.0%)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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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노동 및 돌봄노동 평균시간.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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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탁과 시장 보기ㆍ쇼핑은 ‘일주일에 2~3일 한다’는 답변이 각각 38.0%, 35.4%로 높았다. 남편은 모든 가사노동에서 ‘전혀 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왔다.

가사나 돌봄을 하는 물리적 시간을 따져봤을 때도 이런 차이가 명확했다. 아내가 가사에 쓰는 시간은 평일 148.09분으로 약 2시간 30분이었지만 남편은 17.91분에 그쳤다. 8.3배 차이다. 주말에도 다르지 않았다. 토요일(140.77분)과 일요일(136.31분)에 아내의 가사 시간은 평일보다 소폭 줄지만, 여전히 남편(26.03분, 34.72분)보다 각 5.4배, 3.9배 가량 많았다.

자녀나 부모님 등 돌봄이 필요한 가구원과 함께 사는 경우 돌봄 노동에 아내는 평일 42.19분을 썼다. 토요일과 일요일은 각각 53.02분, 51.56분을 소비했다. 남편보다 평일은 약 4.6배, 토요일과 일요일은 2.5배, 1.9배 수준 더 높다.



결혼 안 한 자녀에 도움 더 준다



성인이 된 자녀와 경제적 지원을 주고받는 경우를 물었더니 결혼하지 않은 자녀에겐 도움을 주고, 결혼한 자녀로부터는 거꾸로 도움받는 비율이 더 높았다.

미혼에게 도움을 주는 비율은 35.1%로 기혼 성인 자녀(12.5%)보다 높았다. 월평균 지원 금액은 미혼 자녀와 기혼 자녀가 62만6000원, 37만7000원으로 각각 조사됐다.

자녀로부터 도움을 받는 경우는 어떨까. 결혼한 자녀(30.8%)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는다는 비율이 결혼하지 않은 자녀(14.1%)에게 받는다는 비율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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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19년 여성가족패널조사’에 따르면 성인이 된 자녀와 경제적 지원을 주고받는 경우 미혼자녀에겐 도움을 주고, 기혼 자녀로부터는 거꾸로 도움받는 비율이 높게 나왔다. [중앙포토·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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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주는 돈의 액수는 미혼 자녀가 더 컸다. 월평균 액수는 미혼 자녀가 55만3000원으로 기혼 자녀(42만1000원)보다 10만원 이상 많았다.

연령이 높을수록 우울증 척도검사(CES-D)에서 점수가 10점 이상으로 높게 나왔다. 60세 이상은 10명 중 3명(33.4%)꼴이었다. 이어 50대(25.1%), 40대(19.3%), 30대 이하(19.2%) 등의 순이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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