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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저유황유 판매 부진… IMO2020 기대감 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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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가시적 효과 예상
정유사들, 판매 급증 대비 만전


정유업계의 새 먹거리로 기대됐던 '선박연료유의 황 함유량 상한선 규제(IMO 2020)'가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있다. IMO2020은 정유업계의 경유마진 회복과 함께 새로운 먹거리로 지목돼 왔다. 그러나 선박사들의 저유황유 수요가 예상보다 너무 낮아 올 하반기에나 가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9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국제해사기구(IMO)가 올해부터 선박에서 배출하는 배기가스 내 황함유량 기준을 350ppm에서 50ppm으로 강화하면서 저유황유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저유황유는 경유를 혼합하거나 탈황설비를 통해 황 함유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경유 혼합은 경유마진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하지만 IMO 2020 시행 전후로 선박사들이 경유를 혼합한 형태의 저유황유 사용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사 관계자는 "경유 혼합 정유황유를 연료로 쓰면 선박 엔진 계통에 안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소문이 있다"며 "또, 주요 항구에 저유황유 재고가 충분해 다급하게 구매할 필요성이 없다는 얘기도 돈다"고 전했다.

국내 정유사들은 선박사들의 눈치싸움도 저유황유 판매의 걸림돌로 꼽았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IMO 2020은 권고 사항인데다 각 나라마다 처벌 강도도 달라 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 눈치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국내 정유업계는 IMO2020 수혜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저유황연료유가 조금씩 판매되지만 유의미한 판매 수치가 나오지 않고 있다. 정유사 관계자는 "경유를 혼합한 저유황유 판매량은 생각보다 저조해 이르면 3개월 늦으면 6개월 이상 지나야 판매가 얼마나 늘었는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판매 급증에 대비한 전략들을 세워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정유업계는 IMO2020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약 1조원을 투자해 SK울산 콤플렉스에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짓고 있다. VRDS는 고유황중질유를 원료로해 IMO2020의 기준치인 0.5%의 저유황중유와 선박용 경유 등을 생산하게 된다. 이 설비는 오는 4월 본격적인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다.

GS칼텍스는 하루 27만4000배럴의 고유황 중질유를 정제할 수 있는 설비를 보유하고 있다. S-OIL도 잔사유 고도화시설(RUC)·올레핀 하류시설(ODC) 등으로 저유황유 생산에 나선 상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선박유 브랜드 'HYUNDAI STAR(현대 스타)'를 선보이며 저유황유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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