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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신격호 롯데 명예회장 별세로 막내린 대기업 창업 1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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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시대 일본서 사업 기반 일궈 국내로

제과·관광 분야서 독보적 위치

아들들 경영권 분쟁에 말년 험로

헤럴드경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은 2011년 6월 5일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을 방문한 신 명예회장.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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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산업화 시대를 이끈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이후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비누와 화장품에 이어 껌 사업을 기반으로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국내에서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고 이후에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관광입국'의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그 공로로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역시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신 명예회장의 1987년 구상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2세들의 경영권 분쟁으로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신 명예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섰지만 신동빈 회장에 밀리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과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했다.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법원은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없다며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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