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시대 일본서 사업 기반 일궈 국내로
제과·관광 분야서 독보적 위치
아들들 경영권 분쟁에 말년 험로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별세했다. 향년 99세. 사진은 2011년 6월 5일 롯데월드타워 건설현장을 방문한 신 명예회장.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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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원호연 기자]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함에 따라 산업화 시대를 이끈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신 명예회장의 별세로 이병철 삼성 회장, 정주영 현대 회장, 구인회 LG 회장, 최종현 SK 회장 등 '창업 1세대 경영인'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1921년 경남 울산에서 5남 5녀의 첫째로 태어난 신 명예회장은 일제강점기인 1941년 홀로 일본으로 건너가 신문과 우유 배달 등으로 고학 생활을 했다. 이후 1944년 선반(절삭공구)용 기름을 제조하는 공장을 세우면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비누와 화장품에 이어 껌 사업을 기반으로 1948년 ㈜롯데를 설립했다. 롯데는 초콜릿, 캔디, 비스킷, 아이스크림, 청량음료 부문에도 진출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일 수교 이후 한국 투자 길이 열리자 국내에서 1967년 롯데제과를 설립했고 이후에는 관광과 유통, 화학과 건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그는 '관광입국'의 신념으로 롯데호텔과 롯데월드, 롯데면세점 등 관광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이어갔다. 그 공로로 1995년 관광산업 분야에서는 최초로 금탑산업훈장을 받았다.
국내 최고층 빌딩인 롯데월드타워 건설 역시 "잠실에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신 명예회장의 1987년 구상에서 시작됐다.
그러나 2세들의 경영권 분쟁으로 말년은 순탄치 않았다. 2015년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은 롯데그룹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신 명예회장은 신동주 전 부회장과 한 편에 섰지만 신동빈 회장에 밀리면서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과 국내 계열사 이사직에서도 퇴임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정신건강 문제가 드러나고 90대 고령에 수감 위기에 처했다. 두 아들과 함께 경영비리 혐의로 2017년 12월 징역 4년 및 벌금 35억원을 선고받았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법정 구속은 면했다.
법원은 정상적인 사무처리 능력이 없다며 사단법인 선을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시게미쓰 하츠코(重光初子) 여사와 장녀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 차남 신동빈 회장, 사실혼 관계인 서미경 씨와 딸 신유미 씨 등이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 신경숙 씨, 신선호 일본 식품회사 산사스 사장, 신정숙 씨, 신준호 푸르밀 회장, 신정희 동화면세점 부회장이 동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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