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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당정청의 해리스 맹공에도 美는 "크게 신뢰한다" 두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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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청와대가 미·북 비핵화 협상의 틀 안에서 남북 협력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히는 등 최근 불거진 한미 갈등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다. 미국도 남북 협력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냈다. 그러나 남북 협력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사진)를 "크게 신뢰한다"고 밝히는 등 앙금이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지난 18일 남북 협력에 대한 언론 질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밝힌 북한 개별관광 같은 구상도 결국은 비핵화 틀 안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남북 협력은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을 촉진할 수 있는 방향이 될 것"이라면서 "양측의 협상력을 잃게 하는 쪽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청와대가 잇달아 밝힌 독자적 남북 협력 구상안이 미·북 협상 틀에서 벗어난 방향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란 해명이다. 또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 등 동맹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정부 입장을 두고 여러 다른 해석이 나오는 걸 차단할 필요성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 관계자도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은 남북 협력을 지지하며, 남북 협력이 반드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보조를 맞춰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우리의 동맹국인 한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핵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 내에서라면 남북 협력을 허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그러나 '비핵화의 틀을 벗어나지 않는 한도'가 어떤 사업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한미 간 공동 인식이 형성돼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과 지난주 면담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7일 워싱턴DC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며 "한미가 남북 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에 관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도록 한다는 데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해 개별관광을 추진하는 문제에 대해 결론이 도출된 것은 아니다. 한편 모건 오테이거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정부·여당의 강력한 반발을 샀던 해리스 대사의 언행에 대해선 "해리스 대사는 대통령과 국무장관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와 관련해 미국 측의 대체적인 반응은 한국 정부와 여당이 발언의 진의를 오해하고 있다는 쪽이다. 해리스 대사 특유의 화법으로 인해 취지가 와전된 것이란 주장이다. 하지만 한미 간 '워킹그룹'을 통해 남북 협력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국무부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안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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