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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전문]안철수 "정부·여당 진영논리·구태정치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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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하지 못하고 반사이익만 의존하는 야당들도 바뀌어야"

"실용적 중도 정당 창당…4·15 총선 출마 하지 않겠다"

뉴스1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가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을 통해 1년 4개월여 만에 귀국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0.1.19/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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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서울=뉴스1) 강성규 기자,김정률 기자,김민석 기자 =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는 1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1년 4개월 만에 입국해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치를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특히 "4·15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안 전 대표는 "다시 정치 현장에 뛰어들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리기 위함"이라며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 기저에는 현 정권에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과거 지향적인 무능한 국정 운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 전 대표는 "정부·여당은 진영논리와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하고, 그 반대편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반사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도 (변해야 한다)"며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안 전 대표의 기자회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안녕하셨습니까. 안철수입니다. 먼저 새해 인사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뜻하는바 성취하시길 진심으로 기원드립니다. 1년 4개월 만에 국민 여러분을 뵙습니다. 무엇보다 큰 기대와 과분한 사랑을 보내주신 국민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바른미래당을 만들었지만, 합당 과정에서 국민의당을 지지해주셨던 분들의 마음을 충분히 다 헤아리지 못했습니다. 무척 서운하셨을 것입니다. 늦었지만 죄송하단 말씀 드립니다. 바른미래당이 어려운 상황에 처한 것 역시 제 책임입니다.

저는 지난 1년간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7년 전 컴퓨터 백신을 만든 사업가였고, 교수였던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하나하나 헤아려 보았습니다. 제가 왜 정치를 하려 했는가를 묻고 또 물었습니다.

저는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 바꾸고 싶어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은 지금도 변함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치 초년생인 저의 부족함으로 많은 실망 안겨 드렸습니다. 제가 다시 정치 현장으로 뛰어들기로 결심한 이유는 단 하나, 우리 대민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호소드리기 위함입니다.

대한민국은 거듭나야 합니다. 행복한 국민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제대로 일하는 정치, 이런 3개 지향점 가지고 거듭나야 합니다. 이제는 국가를 위해 일방적으로 개인의 희생만 강요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부강한 나라가 행복한 국민을 만든다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국민이 부강한 나라를 만든다는 인식의 대전환이 이뤄져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더 이상 불공정으로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지금 한국 사회는 공정의 실종을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하게 체감하고 있습니다. 부모가 누구냐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고 스타를 꿈꾸는 젊은이들의 꿈과 열정은 팬들의 사랑에도 불구하고 불공정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음원 사재기와 같은 여론 조작은 소비자 권리를 강탈했고, 반칙을 하지 않는 많은 음악인과 그들의 팬들은 분노해야 했습니다. 불공정은 더 나은 삶, 더 행복한 삶을 꿈꾸는 보통 사람의 희망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노력과 재능, 열정도 불공정의 벽 앞에서는 무기력해집니다. 더는 우리 사회의 불공정을 이대로 방치해선 안 됩니다.

한국 사회가 직면한 또 다른 문제는 안전입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가 해야 할 기본 중 기본입니다. 그러나 많은 아이가 가정에서 아동학대의 위험에 처해있고, 학교폭력은 더 이상 애들 싸움으로 치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습니다. 여전히 많은 여성이 가정 폭력에 신음하고 불법 촬영 영상과 N번방 성범죄 사건 유출까지 여러 성범죄가 유출됐지만, 법안이나 단속은 이를 따라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에서는 많은 노동자가 장애를 얻거나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안전대책이 미비하지만, 기업은 책임을 지려 하지 않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가습기 살균제 사고로 국가 안전 시스템에 큰 구멍이 뚫려 있음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제도적 미비점과 안전 불감증으로 우리 사회는 안전하지 못합니다.

이러한 한국 사회 문제들을 먼저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정치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지금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문제 기저에는 현 정권의 진영논리에 입각한 배제의 정치, 과거 지향적인 무능한 국정 운영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 반대편엔 스스로 혁신하지 못하고 반사 이익에만 의존하려는 야당들이 있습니다. 이런 구조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에게는 내일이 없습니다.

정부·여당은 진영논리와 구태 정치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진영 논리는 자기들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으로 규정합니다. 반면에 우리 편 생각은, 틀린 생각도 옳다고 여깁니다. 한 가지 생각으로 몰아가고 한 가지 생각만 강요하는 건 전체주의지 민주주의가 아닙니다. 옳은 것인지를 아닌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내 편인지 아닌지만 따지는 분열된 사회에서는 집단 지성도 공동체 정신도 발휘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국가주의적 시각에서도 벗어나야 합니다. 정부가 국가의 모든 것을 결정하고 국민이 따라가는 시대는 지났습니다. 이제는 정부가 수레를 앞에서 끌고 가는 게 아니라 뒤에서 밀어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현장에서도 자율성이 생기고 도전정신이 살아나고 경제도 살아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기능과 역할을 못 하는 정치를 바꾸고 건강한 사회 가치와 규범을 제대로 세우는 일에 모든 힘을 다하겠습니다.

첫째, 현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바로 잡고 국정운영의 폭주를 저지하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헌법 정신을 수호하고 법이 지켜지는 나라를 만들어야 합니다. 가짜 민주주의의 등장과 권력의 사유화를 막아야 합니다.

둘째, 공정하고 안전한 사회 만드는데 모든 의지와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청년 세대를 위한 초석을 다시 놓겠습니다.

셋째 표의 유불리로만 판단하는 정치권의 단견과 정부의 규제를 혁파해 개인의 창의 도전 정신이 살아 숨 쉬는 역동적 시장 경제를 만드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넷째 진영 정치에서 벗어나 실용적 중도 정치 실현하는 정당을 만들겠습니다. 아시겠습니다만 실용이란 이상적 생각에만 집착하는 것을 거부하고 실제로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는 뜻입니다. 이러한 내용으로 여러분들을 찾아뵙겠습니다. 어렵고 외로운 길이 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7년 전 저를 불러준 국민 바람 가슴에 깊이 담고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다음은 안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귀국 축하한다. 실용적 중도정치를 위한 정당을 만든다고 하셨는데 독자적인 신당을 창당한다는 의미인가.
▶일단 여러분들을 만나 뵙고 상의를 드리려고 합니다. 최선의 방법을 찾겠습니다. 결국 제 목적은 이번 국회가 실용적인 중도적인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이 있는 그런 사람들로 국회를 채우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에 대한 정치 진단을 내려주셨다. 12년 안철수 전 대표를 불러준 국민 요구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계 복귀하는 안 전 대표가 달라진 점이 있다면.
▶더욱 간절해졌습니다. 독일에서 미국으로 옮겨간 다음부터 제 생각을 정리하기 위한 목적으로 책을 썼습니다. 그러면서 생각이 정리됐습니다. 그전에는 제가 현실 정치에 할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책을 쓰면서 제 생각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지금 이 위기의 대한민국에서 제가 말을 해야만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우리가 변해야만 우리가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고 그 말씀을 드리려 온 것입니다. 간절하게 말씀드리려고 왔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 폭주를 막겠다고 했다. 비슷한 의미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 중이다. 이에 대한 입장은.
▶저는 관심이 없습니다. 제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말씀드렸지만, 야권도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합니다. 진영 대결로 일대일 구도로 가는 건 오히려 정부·여당이 바라는 것입니다. 정부·여당은 아주 쉽게 이길 것으로 생각하고 있을 것입니다. 혁신과 경쟁을 통해 국민들의 선택권을 넓히면 일대일보다 훨씬 더 합이 더 큰 그런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신당을 차린다고 했다. 현재 바른미래당은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고 복귀 첫 일정으로 광주 5·18 묘지를 참배하기로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당 내외분들 만나 뵙고 논의 드리겠습니다. 제가 말씀드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함께 머리를 모아 말씀 드리겠습니다. 모두에 말씀드렸지만, 국민의당을· 지지한 많은 분들에게 큰 실망을 안겨드려 그분들께 제가 죄송하단 말씀을 드리고 감사의 말씀 드리려 가는 게 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ideaed@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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