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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공조 엇박자 진화 나섰지만… 美 ‘해리스 두둔’ 韓 ‘부적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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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개별방북’ 독자행보 해석엔 거리 / 美 “대통령 뜻 따라 직무” 밝힌 뒤 / “北 비핵화에 韓 기여 환영” 말해 / 訪美 이도훈 “평화 정착, 긴밀 공조 / 남북관계 개선 협의 서둘러 진행” / 靑 “美와 대화·협의 계속” 강조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북한 개별관광은 미국과 협의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한·미 갈등설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이자 양국이 진화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는 그러나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주재국 대사로서 부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확인했다.

세계일보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뉴시스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7일(현지시간)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한국 정부의 긍정적인 기여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정부가 남북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금강산 개별관광을 추진하는 데 대한 미국의 입장을 묻자 “개별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북·미가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이 있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도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 또는 누구든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한 약속을 실행에 옮기도록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협력 확대 언급에 대한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발언에 청와대가 ‘부적절하다’고 밝힌 데 대해 “해리스 대사는 국무장관과 대통령의 뜻에 따라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무장관은 해리스 대사를 크게 신뢰하고 있다”고 두둔했다. 그러면서도 “한국은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를 이어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고, 전 세계적으로 북한과 관련한 제재를 이행하는 데 있어서도 도움을 줬다”며 “국무부는 미국 정부와 한국 정부가 유지하고 있는 중요한 관계에 대해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앞으로도 이렇게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에 대해 협력을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테이거스 대변인은 아울러 “대북 제재는 미국과 북한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우호적인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은 올해 이런 합의에 이르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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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이 16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면담한 뒤 청사를 나오고 있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워싱턴 주미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의 전날 만남에서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한·미가 남북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에 관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도록 한다는 데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관계 개선 협의와 관련해서 “이 문제는 한·미 간 협의가 이제 시작됐고 시간을 끌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빨리 협의를 진행시켜 나가면서 속도감 있게 같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아울러 “미국은 북한의 도발을 막아놓은 상황에서 대화로 불러내는 것을 제일 중심되게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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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와대는 19일 해리스 대사의 발언으로 촉발된 문제가 한·미 간 엇박자를 불러일으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미국과는 여전히 긴밀하게 대화하고 있고 또 협의하고 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리스 대사의 발언은 주재국 대사로서의 부적절하다는 기존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미국의 입장이었다면 이를 언론을 통해 전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그런 부분이 미국의 견해인 것처럼 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다만 금강산 개별관광을 허용하더라도 북한뿐만 아니라 미국과 논의할 부분이 있는 만큼 독자 행보라는 해석에는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여권 관계자는 “개별관광은 유엔 안보리 제재가 아니지만 북으로 갈 경우 환전뿐만 아니라 가져가는 장비 등에 제약이 있다”며 “여러 과정에서 미국과의 논의가 필요 없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재영 특파원, 김달중 기자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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