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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고객 약속은 어떤 경우라도 지켜라"…신격호 회장이 남긴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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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명예회장, 19일 오후 99세로 타계

'고객' 약속 중시…국내 관광산업 육성 추친

뉴스1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2020.1.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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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롯데그룹의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19일 오후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그는 평소 소박한 성품과 뛰어난 경영능력으로 재계 '거인'으로 불렸다.

특히 집무실에는 '거화취실'(去華就實)이라는 액자가 걸려 있을 정도로 화려함을 멀리하고 실속을 추구했다. 신 명예회장이 생전에 남긴 어록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되짚어봤다.

◇"고객과의 약속은 어떠한 경우에도 지켜야 합니다."

신 명예회장은 늘 '고객'과의 약속을 중시했다. 그가 롯데그룹 설립에 앞서 일본으로 건너가 우유배달 아르바이트를 한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어떤 경우에도 우유 배달시간이 워낙 정확해 신뢰를 얻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이 회사를 설립할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성실함에 있다. 그의 성실한 모습에 감동받은 한 일본인이 선뜻 사업 자금을 내준 것이다. 오늘날의 롯데를 만든 것은 신 명예회장의 '신용'과 '성실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고객'과의 소통은 물론 '동료' '협력회사'와의 소통도 강조했다. 신 명예회장은 한국에 오면 롯데백화점이나 롯데마트에 불쑥 나타나 매장을 둘러보면서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친절한지, 청소는 잘됐는지, 안전 점검은 잘하고 있는지 등을 꼼꼼하게 체크하며 '현장경영'을 몸소 실천했다.

◇"기업인은 회사가 '성공'할 때나 '실패'할 때, 모두 자신의 책임으로 돌려야 합니다."

신격호 명예회장은 평소 기업이 '정부'와 '국민'에게 폐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책임감 없는 무모한 투자는 종업원·협력업체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신중한 것으로 알려진 롯데의 투자방침 역시 그의 '책임경영'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면서 그는 계열사 사장들에게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에 사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모한 사업 확장을 지양하고 신규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진행한다는 것이 신 명예회장의 평소 지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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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일 향년 99세로 별세했다. 사진은 롯데호텔 추진회의중인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2020.1.19/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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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장래를 깊이 생각했습니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는 기필코 관광입국을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저의 신념이었습니다."

'관광 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나라에 막대한 자본을 투입해야하는 관광산업에 대대적인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것도 신격호 명예회장이다. 관광을 통해 '국력'을 키워야하는 생각으로 우리나라 첫 독자적 브랜드의 호텔을 건설한 것이다.

특히 서울 잠실의 '롯데월드타워' 역시 신 명예회장의 숙원사업이었다. 그는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 관광객들에게 언제까지나 '고궁'만 보여 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최고층 빌딩 건설을 진두지휘하고, 이는 결국 한국의'랜드마크'로 자리매김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브랜드의 세계화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롯데는 우리나라, 일본 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중국·러시아·베트남·인도네시아·인도 등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무엇보다 '롯데'라는 브랜드가 가 알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해외 진출 국가·도시에서 '롯데'는 참신하다는 이미지로 각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브랜드가 믿음과 즐거움을 주고, 창조적인 이미지를 구축해 나갈 수 있도록 브랜드 경영에 힘써 달라고 늘 당부했다.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국내외로 다양한 사업 기회를 모색했다. 그러면서도 "CEO는 회사가 잘 나갈 때일수록 못 나갈 때를 대비해야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강한 신뢰로 일을 맡기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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