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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1 (수)

5060 신중년, 변화한 세상에서 제일 먼저 할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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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의 디지털 사피엔스

한겨레

한국 사회는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 사회를 향해 질주하는 국가다. 고령화 문제를 연구하다 보면 주목하게 되는 현상이 있다. 바로 ‘신중년’ 인구의 급증이다. 신중년은 50대와 60대 세대를 하나로 묶은 5060세대를 가리킨다. 평균 수명이 지금처럼 길지 않았던 시기엔 50대, 60대가 되면 기존 조직에서 맡아오던 활발한 역할을 젊은 세대에 내주던 세대였다. 한국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이 세대의 비중과 역할도 달라지고 있다. 전체 인구의 4분의 1, 생산가능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2019년 12월 현재 5060 신중년 인구는 1497만명으로, 전체 인구 5184만명의 29%다. 2027년까지 비중과 규모는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생계를 더 책임져야 하는 이 세대가 뚜렷한 대책없이 대량 퇴직한다는 사실이다. 정부에서도 방법을 찾고 있지만 청년 실업 등 더 시급한 문제에 밀려 있다. 결국 신중년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타개해 가야 한다. 신중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선 자신의 삶의 좌표와 습관을 새롭게 튜닝해야 한다. 신중년들은 대부분 이제까지는 조직 속의 사람이었다. 여행으로 치면 패키지여행을 한 셈이다. 가이드가 든 노랑깃발을 따라다니는 식이었다. 하지만 이젠 다르다. 혼자 배낭여행을 한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기에 스스로 자신의 여행 목적지를 다시 조정하고 여행 도구를 손질해야 한다. 예를 들어 지난 20년 동안 어떤 주특기로 자신을 건사해왔는지, 그 주특기는 재활용 가능한지, 군수물자와 병력은 충분한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 치밀한 조사 없이 퇴직금을 들고 자영업에 뛰어들었다가 손해를 보는 일도 경계해야 한다. 최근 임금피크제에 들어선 직원에게 학원비를 대주거나 아예 창업·취업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기업들도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가 유행이니 유튜버를 생계와 연결해 교육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학습 습관을 내재화하는 것인 것 같다. 의욕이 앞서 과거의 지식과 방법을 재활용하려 들면 꼰대 취급받기 십상이다. 나무도 계절변화에 따라 잎을 떨구는데, 삼사십년 전에 배운 것으로 활용하려 하면 어떻게 고객이 형성되겠는가? 새 일을 찾기 전에 변화를 알아야 하고 달라진 세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파악해야 한다. 무엇을 할지 막막한 신중년들은 배낭여행자로서 자신의 좌표를 점검해보자. 그러면 안개 속에서 무엇을 먼저 학습해야 할지도 보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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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삼 교수 ㅣ 동명대 4차산업혁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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