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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이도훈 “남북관계 개선 사업, 미국 지지 재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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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 “한·미 협의 속도 있게 진행”

대북공조 균열 진화 모양새

사업 추진 북 호응 여부 관건



경향신문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을 만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의욕을 보이고 있는 남북관계 개선 사업에 대해 미국 정부가 ‘지지’ 입장을 밝혔다고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말했다. 지난 16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돌출 발언으로 불거진 한·미 간 대북 공조 균열 논란을 진화하는 모양새이지만 결국 북한의 호응 여부가 관건이다.

이 본부장은 지난 15일(현지시간)부터 미국을 방문해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과 북핵수석대표협의 등을 가진 뒤 19일 귀국했다. 이 본부장은 17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방미 결과를 설명하며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어 “한·미가 남북관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항구적 평화 정착에 관해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도록 한다는 데 대해서도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본부장은 특히 남북관계에 관한 한·미 협의를 두고 “이제 시작됐고 시간을 끌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빨리 협의를 진행시켜 나가면서 속도감 있게 같이 협의를 진행해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속도감 있는 협의를 강조한 것은 2018년 11월 비핵화·대북 제재 협의를 위해 출범한 한·미 워킹그룹이 남북관계에 제동을 걸었다는 일각의 비판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소식통은 19일 이번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워킹그룹을 통해 제재 관련 제반 사항을 충분히 검토하면서도, 부처 간 조율 문제 등으로 불필요하게 지연되는 일은 최소화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비핵화와 북·미관계 창구인 미 국무부와 미국 독자 제재를 이행하는 재무부 사이의 조율에 시간이 걸린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은 북·미 대화 교착 속에 대북 제재 이완을 경계하고 있어 남북 협력 사업이 본격 추진될 경우 한·미가 충돌할 여지는 남아 있다.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17일 미국의소리(VOA)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의 개별관광 추진에 대한 미국 입장을 묻는 질문에 “미국은 한국이나 일본, 또는 누구든 북한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사항을 이행하도록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것을 언제나 환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개별 사업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다고 했다.

개별관광 등을 추진해 남북관계 운신의 폭을 넓히겠다는 정부 구상은 북측과의 협의를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동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의 호응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신하고 있지만 북측과의 의미 있는 접촉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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