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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신격호 별세]경영권 둘러싼 '형제의 난' 겪고 '롯데사태'로 법정 서는 수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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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년 힘들었던 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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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은 롯데를 식품·유통과 화학을 아우르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웠지만 말년은 순탄하지 않았다.

신 명예회장의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 경영권 분쟁이 터지면서 롯데가 큰 위기를 맞았기 때문이다. 결국 신 명예회장은 장남과 차남의 화해를 보지 못하고 눈을 감았다. 신 명예회장의 두 아들이 그룹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은 것은 신 명예회장이 생전에 지분 상속 등을 통해 후계구도를 확실히 정리하지 않은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터지기 전인 지난 2013년과 2014년 신 전 부회장은 롯데제과 주식을 수차례 매입해 지분율을 높이며 경영권 분쟁의 서막을 올렸다. 당시 한일 양국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신 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지분율은 엇비슷한 상태였다.

신동주·동빈 형제의 본격적인 다툼이 알려진 2015년 7월 신 명예회장은 신 전 부회장과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롯데홀딩스를 찾았다. 당시 신 명예회장은 차남인 신 회장이 장악한 롯데홀딩스 이사진에 의해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해임당한 채 귀국했다. 이후 신동주·동빈 형제는 신 명예회장을 둘러싸고 서로를 비방하는 여론전을 벌였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창업주인 신 명예회장을 롯데홀딩스 대표이사 회장직에서 끌어내린 것을,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대동하고 일본행을 감행한 것을 비판했다.

자식들이 경영권 분쟁을 벌이는 와중에 신 명예회장의 정신건강 이상설도 번졌다. 신 명예회장의 건강상태를 둘러싼 양측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자 2016년 12월에는 그의 넷째 여동생인 신정숙씨가 신 명예회장의 판단능력에 문제가 있어 성년후견인이 필요하다며 법원에 심판을 청구했다. 법원은 심리 끝에 그에 대해 한정후견인을 지정했다. 중증 치매 등으로 정상적인 판단이 어렵다는 사실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법정에서도 고초를 겪었다. 롯데 총수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로 촉발된 ‘롯데 사태’는 결국 신 명예회장 부자에 대한 기소로 이어졌고 1심 선고공판에서 신 명예회장은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고령 때문에 법정 구속되는 수모는 면했지만 신 명예회장은 말년에 세 부자가 나란히 법정에 서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신 명예회장의 장녀인 신영자 전 이사장은 2016년 7월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됐다 2018년 10월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이재용기자 jyl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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