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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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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머리 식히려 커피·초콜릿 먹었는데 되레 두통이 생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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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 환자 40~50%는 양쪽 아파

약은 통증 초기에 먹어야 효과적

생리적으로 여성이 두통 잘 걸려



두통 오해와 진실



중앙일보

편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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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통은 누구나 일생에 최소한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통증이다. 대개 ‘이러다 말겠지’란 생각에 진통제를 먹고 견디다가 병을 키운다. 반복되는 머릿속 통증은 심리적 우울감을 높이고 학업·업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뇌출혈·뇌종양 등 중증 뇌 질환의 전조 증상이기도 하다. 흔하지만 가볍게 넘기면 안 되는 이유다. 한 달을 기준으로 두통에 시달리는 날이 더 많다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두통의 날(1월 23일)을 계기로 잘못 알려진 두통 상식, 위험 신호, 치료법 등을 짚어봤다.

편두통은 한쪽 머리만 아프다

편두통(偏頭痛)을 한자 그대로 해석해서 생긴 오해다. 편두통 환자 중 한쪽 머리만 아픈 경우는 50~60% 정도다. 나머지는 양쪽이 모두 아프다. 오른쪽·왼쪽·앞뒤 머리가 번갈아가면서 아프거나, 한쪽만 아프다가 머리 전체로 퍼지기도 한다. 편두통은 빛·소리·냄새 등 외부 자극에 뇌가 과민하게 반응해 뇌혈관이 수축·이완하는 과정에서 생긴 통증이다. 머리가 맥박이 뛰는 것 같은 욱신거리는 통증이 4~72시간 동안 지속한다. 머리만 아픈 것이 아니다. 속이 메슥거리면서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고통을 호소한다.

뇌는 통증을 못 느낀다

뇌에는 통증에 반응하는 감각 신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두통은 뇌와는 관련이 없다. 머리가 아프다고 느끼는 이유는 두개골, 뇌혈관, 뇌를 감싸고 있는 막, 머리와 연결된 눈·코·입·귀·목 등에 뻗은 신경이 자극을 받아서다. 머리와 목 주위에서 발생하는 통증을 뭉뚱그려 두통이라고 표현하는 셈이다. 똑같은 두통이라도 발병 원인은 매우 다양하다. 만일 두통으로 병원을 찾을 때 ▶언제부터 두통이 시작됐는지

▶한번 두통이 생기면 통증이 몇 시간이나 지속하는지 ▶한 달을 기준으로 두통을 겪는 횟수는 몇 번인지 ▶어떤 상황에서 두통이 심해지는지 ▶어떤 식으로 머리가 아픈지 ▶머리가 아플 때 동반하는 증상은 무엇인지 등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면 두통 치료에 도움이 된다.

여성은 두통에 취약하다

두통은 여성호르몬의 변화에 영향을 받는다. 월경기 여성은 프로게스테론 수치는 증가하고 에스트로겐은 급격히 줄면서 두통에 견디는 힘이 약해진다. 평소에는 괜찮다가 월경 시작 하루, 이틀 전부터 머리가 지끈거리는 두통을 호소한다. 통계적으로 남성보다 여성 두통 환자가 세 배가량 많은 이유다. 편두통을 앓는 여성의 75%는 초경·월경·임신·폐경 등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면 두통이 사라진다

심리적 스트레스는 두통을 키운다. 매일 두통을 달고 살던 수험생도 시험을 마치면 저절로 증상이 나아지곤 한다.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고 정서적 안정을 취하는 것은 두통 치료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스트레스만 관리한다고 두통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불규칙한 식사, 카페인 과다 섭취, 부족한 수면, 목·어깨를 숙이고 앉는 자세 등은 두통 유발·악화 요인이다. 의학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두통이 심하다면 생활습관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대표적인 것이 카페인이다. 커피·초콜릿·홍차 등에 함유된 카페인은 뇌 표면의 혈관을 수축시킨다. 그런데 카페인 효과가 떨어지면 반작용으로 뇌혈관이 확장돼 두통이 생길 수 있다.

구토하면 위험한 두통이다

의외로 머리가 아플 때 구토를 하는 사람이 많다. 편두통 환자의 80~90%는 구토·구역·메슥거림·체함 같은 소화기 증상을 동반한다. 편두통으로 통증이 절정에 달했을 때 구토로 속을 게워 내면 편해진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구토한다고 위험한 두통은 아니다. 편두통의 전형적인 동반 증상일 뿐이다. 머리가 맑지 못하고 머리 뒷부분이 묵직하게 짓누르는 듯한 통증을 겪는 긴장성 두통에서는 구토·구역이 나타나지 않는다.

위험한 두통은 따로 있다. 드물지만 뇌종양·뇌염·뇌출혈 등 뇌 질환이 원인으로 작용하는 두통이다. 이때의 두통은 뇌에서 보내는 경고 신호다. 한두 달 내 두통이 점점 심해지거나, 열이 심하고 의식이 혼미해지는 등 전신 상태의 변화를 동반한다면 위험한 것일 수 있다. 새로운 형태의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시작됐을 때도 주의해야 한다. 뇌출혈로 뇌압이 상승하면서 주변 뇌혈관·뇌막을 압박해 망치로 머리를 내리치는 듯한 강렬한 통증이 특징적이다.

두통을 참기 어려울 때 약을 복용한다

두통약은 두통이 시작되는 초기에 복용해야 효과적이다. 체한 듯 속이 메슥거리거나 빛에 신경이 쓰이면 아프지 않아도 바로 먹는다. 일부 환자는 두통약의 부작용을 우려해 아파도 참을 수 있을 때까지 버틴다. 이는 어리석은 행동이다. 두통이 극심해진 다음에 뒤늦게 약을 먹으면 통증이 빨리 가라앉지 않는다. 또 두통이 더 심해진 상태라 이를 진정시키기 위해 추가로 약을 먹으면서 오·남용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철저한 복약 관리가 필요한 두통 치료에 부정적이다. 두통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도 두통 환자에게 아플 것 같은 신호가 왔을 때 처방받은 약을 먹으라고 강조한다.

편두통도 예방할 수 있다

월평균 편두통에 시달리는 날이 4일 이상이거나 두통약을 먹어도 약효가 충분하지 않을 때 예방적 치료를 시도한다. 예민해진 뇌가 통증성 신경염증 전달 물질을 분비·전달하는 것을 차단해 편두통을 완화한다. 편두통의 발병 횟수, 지속 시간, 통증 강도 등을 줄여줘 일상생활 유지를 돕는다. 보톡스·앰겔러티 등이 대표적이다. 약마다 주사법, 약효 유지 기간 등이 조금씩 다르다.

권선미 기자 kwon.sunm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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