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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4 (화)

[사설] 1인당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중국, 포용과 자유 확대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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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1인당 GDP는 1만276달러로 사상 처음으로 1만달러 고지를 돌파했다. 2018년 기준 세계 인구 77억명 중 1인당 소득이 1만달러 이상인 국가의 인구는 16억명에 불과했다. 인구 14억명인 중국이 1만달러 대열에 합류함으로써 그 수는 거의 갑절이 됐다. 세계은행은 고소득 국가 기준을 1인당 GDP 1만2376달러로 잡고 있다. 이르면 2025년께 중국은 고소득 국가군에도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압도적인 인구수를 앞세워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지 10년이 지났고 이 같은 추세라면 머지않아 미국도 추월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전반적 삶의 질은 아직 개발도상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 소득 1만달러는 양적 팽창이 질적 발전으로 전환하는 이정표가 될 수 있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 연구자들은 통상 국민소득 1만달러를 사회적 가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폭증하는 기점으로 본다. 사회적 가치에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 인권 등 먹고사는 문제를 넘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보편적 가치들이 포함된다. 앞서 이 단계를 거쳐간 다른 국가와 달리 중국은 소득 1만달러에 근접한 시점에 공산당 1당 지배가 시진핑 1인 지배로 옮겨갔고 중앙정부 통제는 현대 기술을 접목해 더 강력해지고 있다. '일대일로'로 상징되는 팽창주의는 이웃 국가들과 평등한 공존보다는 수백 년 전 중화적 위계질서로 회귀하는 것을 꿈꾸는 듯 보인다.

소득 1만달러를 넘긴 중국인의 사회적 관심 폭과 정도는 이전과 다를 것이고 이를 관리·통제하려는 정부와 갈등은 커질 것이다. 지금 홍콩이 겪고 있는 몸살이 앞으로 중국에서 분출될 갈등의 예고편일 수 있다. 바람직한 것은 변화 열망에 물꼬를 터주고 이것을 발전의 원동력으로 삼는 것이다. 1만달러를 넘어 2만달러, 3만달러로 간 모든 국가들이 그 길을 택했다. 또한 사회적 가치를 존중하는 중국만이 위협적 지역패권국이 아니라 존경받는 대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소득 1만달러 시대의 중국은 '열린 국가'를 지향하며 적극적인 포용과 자유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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