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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극초음속 무기' 개발, 눈치보는 미·중·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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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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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1일 중국이 건국 70주년 국경절 열병식에서 공개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17.' /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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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러시아가 본격적으로 극초음속 무기 개발에 나서며 미국과의 새로운 군비 경쟁 우려가 나온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극초음속 무기의 출현은 기존 방어 체계로 요격 불가능한 무적의 무기가 핵보유국의 군사력을 강화하는 데 쓰일 수 있다는 우려를 높였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극초음속 무기란 음속의 5배(마하 5·시속 6125km) 이상의 속도를 갖는 무기를 말한다.

SCMP는 중국과 러시아의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예로 들었다. 지난해 10월 중국은 건국 70주년을 맞은 국경절 열병식에서 극초음속 탄도미사일 '둥펑(東風·DF)-17'을 선보였다. DF-17은 음속보다 약 10배나 빠른 속도(1만2250km)로 기동하며, 사정거리는 1800~2500km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다.

특히 탄도미사일에 탑재되는 극초음속 활공체는 발사 후 도중에 분리돼, 낮은 고도로 날면서 목표물을 타격해 레이더로 포착하거나 요격하기 매우 어렵다. 공개 당시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DF-17을 두고 "한국에 배치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방어하기 어렵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러시아 또한 지난해 12월 대륙 간 극초음속 미사일 '아반가르드'를 실전 배치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관영 매체에 따르면 아반가르드의 최고 속도는 마하 20(시속 2만4500km), 사거리는 6000km 이상이다.

SCMP는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때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중단했던 미국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들어서 재개에 나섰으나, 자체 무기 발표는 아직이라고 전했다.

미 핵과학자회보(BA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극초음속 기술 개발에 있어 중국과 러시아가 수차례 시험 비행 성공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인도와 프랑스가 간발의 차로 뒤따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극초음속 무기가 군비 경쟁의 판도까진 못 바꾸더라도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고 분석한다. 미 조지아공대 샘넌 국제대학원의 마가렛 코살 교수는 "핵무기를 대체할 가장 효과적인 전략무기가 될 만한 근거가 없기 때문에 극초음속 기술이 '게임체인저'가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 소재 군사 전문가 저우천밍은 "극초음속 무기의 출현은 전쟁 비용 상승과 진정한 핵보유국이 되기 위한 진입 장벽이 더욱 높아진다는 것을 뜻한다"며 "이로 인해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전략적 핵무기를 보유한 세 초강대국의 기득권이 강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가 극초음속 무기를 미국과의 '신전략무기감축협정(New START)' 연장 협상을 위한 지렛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 2월 만료 예정인 이 협정은 양국이 실전 배치 핵탄두 수를 1550개, 미사일과 전략폭격기 등을 700기 이하로 줄이는 내용이다.

싱가포르 난양이공대의 콜린 코 교수는 "세 강국이 모두 극초음속 무기를 지니게 되면 이들의 사용과 확산을 제한하기 위해 새로운 군축협정을 만들려는 국제 사회의 움직임이 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강민수 기자 fullwater7@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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