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3 (수)

재건축 막바지 강동…고덕, 내년까지 5900가구 입주 풍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노후 단지가 즐비하던 서울 강동구 고덕지구. 최근 몇 년 새 재건축 사업을 마친 아파트가 속속 입주하며 고덕지구가 신흥 아파트촌(村)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8536가구 아파트가 입주를 마쳤고 올해부터 내년까지도 입주가 줄줄이 예정돼 있다.

지난해 12월부터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1859가구)와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가 일제히 입주를 시작했다. 길 하나를 두고 맞붙은 두 단지는 총 3600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9월 입주한 인근 ‘고덕그라시움’(4932가구)과 오는 2월 말부터 입주할 ‘고덕아르테온’(4066가구), 내년 초 입주 예정인 ‘고덕자이’(1824가구)까지 합하면 고덕지구 일대에 들어서는 새 아파트만 총 1만5724가구다. 이후에도 새 아파트 공급이 계속 예정돼 있어 조합원 입주권과 일반분양 투자가치를 저울질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다.

매경이코노미

올 2월 말 4066가구가 집들이를 시작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온’ 단지 전경. <사진 : 최영재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매물 적어 전셋값 하락 우려 없어져

이들 단지는 고덕지구 저층 1~8단지와 중층 9단지로 구성된 고덕주공(1~9단지 총 1만1060가구)이 잇따라 재건축 사업을 마치면서 새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이 중 1단지 고덕아이파크와 4단지 고덕숲아이파크는 일찍이 재건축을 완료했고 2단지 고덕그라시움, 5단지 고덕센트럴아이파크, 7단지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가 최근에야 입주를 시작하거나 마쳤다. 3단지 고덕아르테온과 6단지 고덕자이까지 입주를 마치면 8·9단지만 남는다. 8·9단지는 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다. 8단지는 공무원 임대아파트로 재건축 사업 방향을 잡았고 9단지는 정밀안전진단을 준비 중이다. 옆 동네 강일동 ‘고덕강일4단지’(1239가구, 올 8월 입주)와 ‘고덕센트럴푸르지오’(656가구, 올 9월 입주)도 올 하반기 중 입주가 예정돼 있다.

수개월 간격으로 고덕주공 재건축 단지 입주가 이어지면서 고덕지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분양권·입주권 거래가 유독 활발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고덕그라시움 전용 59.06㎡ 아파트가 지난해 12월 6일 10억8000만원(3층)에 거래됐다. 층·향이 좋은 전용 59.78㎡는 12월 초 11억9000만원에 팔려나갔다. 2017년 최초 분양 당시 5억원 후반~6억원 중반에 공급된 아파트다. 같은 단지 전용 84.24㎡는 지난 10월 말 14억6500만원(16층)에 팔린 후 거래가 끊겼다 최근에는 14억8000만~15억8000만원에 매물로 나온다. 입주가 코앞인 상일동 고덕아르테온은 지난해 12월 전용 84㎡가 각각 14억8000만원(14층), 14억2000만원(13층)에 주인이 바뀌었다. 최초 분양가가 약 8억40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시세가 6억원 가까이 올랐다.

입주가 진행 중인 아파트도 상승세가 못지않다. 고덕롯데캐슬베네루체 전용 84㎡는 입주를 앞둔 지난해 12월 초 11억5000만원(7층)에 거래됐다. 두 달 전인 10월(12억3000만원, 22층)보다는 다소 가격이 내렸지만 최근 호가는 다시 13억~14억원까지 뛰었다. 이들 아파트(분양권·입주권 포함) 실거래가격은 2017년 분양 당시보다 4억~6억원가량 올랐다. 지난해 8월 9억6000만원에 팔린 고덕센트럴아이파크 전용 59㎡ 역시 최근 매매 실거래가가 10억3000만원까지 뛰며 최초 분양가 대비 웃돈만 4억원 넘게 붙었다.

최근 잇따라 발표된 부동산 규제에 아랑곳 않고 고덕지구 집값이 고공행진하는 것은 강남 재건축 시장이 뜨거웠던 지난 몇 년 동안 관심 지역에서 살짝 벗어나 있던 덕분이다. 고덕지구 일대가 저평가됐다는 인식이 팽배해졌다.

물론 고덕지구 자체가 가진 장점도 상당하다. 고덕지구는 지하철 5호선 고덕역과 상일동역의 역세권인 데다 지하철 9호선도 고덕지구를 지나 강일지구까지 확장될 예정이다. 올림픽대로나 천호대로 등을 이용하면 강남 업무지구까지 20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암사대교 개통으로 강북권 지역과 강변북로의 진입도 수월하다. 여기에 중부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경춘고속도로 등이 만나는 강일IC가 인접해 교통 조건도 뛰어나다. 또 경기도 구리시에서 세종시까지 129.1㎞ 구간을 왕복 6차로로 잇는 제2경부고속도로의 개발이 추진되면서 강동권 도로 교통 여건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편의시설도 잘 갖춰진 편이다. 고덕 역세권을 중심으로 이마트와 강동경희대병원, 강동아트센터 등이 있고 천호역 인근 현대백화점을 이용하기도 쉽다. 배재고, 광문고, 한영고, 한영외고, 명일여고 등이 인근에 있어 교육 환경도 우수한 편이다. 녹지 비율이 높다는 점도 고덕지구 인기에 한몫한다. 고덕지구 내 샘터공원과 방죽공원, 명일공원, 동명공원 등이 위치해 주거 쾌적성이 뛰어나다.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매경이코노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여기에 대규모 입주와 함께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전셋값이 오히려 오름세를 보이자 집값이 동반 하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사라졌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동구의 전월 대비 전세가격 변동률이 0.85%였다. 서울 자치구 중에서는 강남구(1.11%) 다음으로 많이 올랐다.

당초 강동구는 2019~2021년 대규모 입주가 연이어 예정돼 있어 전셋값과 매맷값이 동시에 약세를 띨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2018년 말 ‘송파헬리오시티’(9510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전셋값이 폭락한 경험이 있기에 전망은 더 어두웠다. 하지만 약세를 띠던 헬리오시티 전셋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하고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12·16 부동산 대책이 잇따라 발표되면서 고덕지구 전셋값도 재상승하기 시작했다.

고덕동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9·13 대책 이후 1주택자 비과세 요건에 ‘2년 거주’가 추가되면서 비과세 요건을 맞추려고 직접 거주하려는 조합원, 수분양자가 많았다. 여기에 12·16 대책에서는 9억원 초과 주택을 매입한 1가구 1주택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 거주 기간 요건이 추가되면서 전세 매물이 예상보다 확 줄었다”며 “전셋값이 우려했던 것만큼 약세를 띠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 집계를 봐도 지난해 3~4분기(7~12월) 고덕지구(고덕·명일·상일동)에서 이뤄진 전세 거래는 1763건뿐이다. 이 기간 새 아파트에만 8500가구 넘게 입주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직접 입주하는 조합원, 수분양자가 많았던 셈이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2021년까지는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몰려 있지만 일대 마지막 물량인 고덕센트럴푸르지오가 입주하고 나면 고덕에는 새 아파트 공급이 없다”며 “마지막으로 입주하는 단지 시세가 고덕지구 평균 시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정다운 기자 jeongdw@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42호 (2020.1.15~2020.1.21일자)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