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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US REPORT] 무역전쟁 18개월 만에 휴전…美中 1단계 합의 서명했지만 불씨는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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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공식 서명했다.

미국이 지난 2018년 7월 중국산 제품에 대해 첫 ‘관세 폭탄’을 투하하며 본격적인 무역전쟁을 시작한 지 약 18개월 만에 이뤄진 합의다.

다만 일각에서는 서명식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불참하는 등 ‘제한적인 합의’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시진핑 불참 두고 ‘제한적 합의’ 시선도

기존 관세장벽 철폐 오히려 불씨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월 15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중국 측 무역협상 대표인 류허 중국 국무원 부총리와 1단계 무역합의에 공식 서명했다. 공개된 합의문에는 지식재산권·기술이전 강요 금지, 음식·농산물 교역, 금융 서비스, 거시경제 정책과 환율정책, 무역 확대 등을 담았다.

합의문에 따르면 중국은 농산물, 공산품, 서비스, 에너지 등의 분야에서 향후 2년간 200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 첫해에 767억달러, 두 번째 해에는 1233억달러어치를 사기로 했다. 세부적으로는 공산품 777억달러, 농산물 320억달러, 에너지 524억달러, 서비스 379억달러 등이다.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 계획은 첫해 125억달러, 두 번째 해에 195억달러 규모다. 2017년에 중국이 240억달러 규모의 미국산 농산물을 구매했는데 2년간 320억달러를 추가 구매하면 2년간 연평균 약 400억달러 규모가 된다.

미국은 중국 조치에 대한 반대급부 차원에서 당초 지난해 12월 15일부터 부과할 예정이었던 중국산 제품 1600억달러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했다. 또 1200억달러 규모의 다른 중국 제품에 부과해온 15%의 관세를 7.5%로 인하한다. 다만 2500억달러 규모 중국 제품에 부과해오던 25%의 관세는 그대로 유지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이 거대하고 강력한 두 국가가 협력하도록 하는 것은 세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합의가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도 류 부총리가 대독한 친서를 통해 “이번 합의는 양국이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양국 지도자들이 큰 의미를 부여했지만 시장에서는 시 주석이 불참한 것에 대해 “중국의 의지가 약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외교협회의 제니퍼 힐먼 연구위원은 “시 주석이 서명식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중국이 이번 합의를 제한적으로 바라본다는 메시지를 보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관세장벽’이 향후 불씨가 될 것이라는 전망은 예사롭지 않게 들린다. 중국은 앞으로 진행될 2단계 무역협상에서 남아 있는 모든 관세에 대해 철폐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미국은 1단계 무역합의 이행 상황을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중국과 2단계 무역협상이 마무리되면 대중 관세를 즉시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에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한 지렛대로 ‘관세장벽’을 활용한다는 의미기 때문에 중국과 또다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서명식에 앞서 “1단계 무역합의를 중국이 제대로 이행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한 관세를 다시 높일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분쟁 해결 절차 역시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양국은 합의 위반이라고 판단할 경우 실무급·고위급 협의를 진행하고 이를 통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제재 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 진행될 2단계 협상 의제가 만만치 않은 가운데 양국이 다시 충돌할 소지는 남아 있다. 2단계 협상 쟁점은 중국의 산업보조금 문제,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국영기업 개혁 등인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 = 장용승 특파원 sc20max@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43·설합본호 (2020.1.23~2020.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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