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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star&Talk] 드라마 ‘VIP’서 불륜남 연기 | 국민 사위서 욕받이로 ‘나쁜’ 이상윤의 재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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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착한 남자의 대반란이다. ‘국민 사위’였던 그가 작품 하나로 순식간에 ‘분노 유발자’ ‘국민 욕받이’로 전락했다. 화제의 드라마 ‘VIP’에서 속을 알 수 없는 불륜남을 연기한 때문이다. 방영 내내 악플 세례를 받으며 혹독하게 연기 변신에 성공한 배우 이상윤(39)의 극한 도전이었다.

“캐릭터에 대한 반감을 넘어 제게도 엄청난 비난이 쏟아졌어요. (시청자들이) 그 정도로 깊이 드라마에 빠져 있다는 게 감사하면서도 무섭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어요. 그러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니 이상한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앞으로 어떤 도전인들 못하겠냐는? 하하!”

그간 드라마 ‘인생은 아름다워’ ‘내 딸 서영이’ ‘불의 여신 정이’ ‘엔젤아이즈’ ‘공항 가는 길’ ‘귓속말’ ‘멈추고 싶은 순간 : 어바웃타임’ 등에서 주로 따뜻한 캐릭터를 연기해온 그는 반듯하고도 훈훈한 이미지, 서울대 출신이라는 후광이 더해져 ‘안티 없는 스타’로 무난한 연예계 생활을 해왔다. 이런 그가 난데없는 ‘불륜남’이라니, 팬들에게는 배신 아닌 배신이었다. “꽃길만 걷다 왜 갑자기 험한 길을 택했나?”라고 물으니 “늘 그래왔듯 재미있는 이야기에 끌렸을 뿐”이라는 의외로 싱거운 답이 돌아왔다.

“글이 일단 좋았죠. 본 이야기를 감춰놓고 풀어가는 방식이라든가, 매회 엔딩에서 느껴지는 흡입력도 좋았어요. ‘성준’이라는 인물을 애초에 저를 염두에 두고 쓰셨다는 작가님 말씀에 흥미를 느꼈고요.”

개연성이나 메시지가 없는 작품은 피하고 싶다는 이상윤. 작품이 끝난 뒤 ‘특정 인물만 남았다’는 평이 가장 싫단다.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 입체적인 이야기로 완성됐을 때 만족감을 느낀다고. “캐릭터로 인한 부정적인 반응이 제게까지 올 때 물론 억울하고 속상할 때도 있죠. 하지만 배우는 결국 좋은 작품을 완성시키는 하나의 중요한 부품으로 잘 쓰이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스토리의 힘만 있다면, 자신의 마음을 흔드는 작품이라면, 악역이라는 이유로 배역을 거르는 일은 앞으로도 없을 거란다. 오히려 “더 큰 도전도 해볼 생각”이라면서도 “배역에 따라 사랑받고 미움받는 것에 조금은 더 익숙해질 필요는 있을 것 같다. 데미지가 크긴 컸다”며 솔직하게 털어놔 웃음을 안기기도.

“배우는 누구나 자신의 사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해요. 이번 드라마처럼 전체적인 상황 안에서는 공감받지 못하는 연기를 해야 할 때도 있죠. 불륜 상대 배우에게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대중은 우리에게 이입해주지 않을 거다. 그래도 힘내자’고 자주 말했어요. 외롭고 힘들 때도 있었지만 그런 책임감으로 빠르게 일어설 수 있었죠.”

믿음은 곧 현실이 됐다. 드라마는 성공을 거뒀고 배우들 연기력에도 호평이 쏟아졌다. ‘이상윤의 재발견’ ‘성공적 변주’라는 평도 상당했다. 그렇게 ‘VIP’는 이상윤에게 흥미로운 경험이자 혹독한 도전이 됐다.

이상윤은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통해 생각지도 못하게 얻은 것은, 용기”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데뷔 이래 이렇게 혹독한 평가를 받은 건 처음이었어요. (연기력에 대한) 칭찬만큼 지적도 많이 받았는데 그럴 때마다 반성을 많이 했죠. 어려운 도전을 계속해볼 생각이에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얻는 게 많더라고요.”

[한현정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kiki2022@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43·설합본호 (2020.1.23~2020.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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