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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30 (일)

[Small Business] ‘추억의 먹거리’ 돌풍-뉴트로 바람에…‘국민간식’ 꽈배기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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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꽈배기가 최근 배달앱 요기요가 발표한 ‘2019년 신규 배달 음식 메뉴’ 1위를 차지하며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주목받는다. ‘3개 2000원’의 뛰어난 가성비와 뉴트로 열풍이 인기 원인으로 분석된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의 꽈배기 전문점들. <윤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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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달앱 요기요가 발표한 ‘2019년 신규 배달 음식 메뉴’ 1위를 차지한 꽈배기의 전년 대비 배달 주문 증가율이다. “꽈배기는 지난해 5월부터 주문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해 꾸준히 주문 수가 늘고 있는 추세다. ‘뉴트로’ 트렌드가 자연스럽게 배달앱 주문에도 반영돼 과거에 대중적으로 즐겨왔던 메뉴들이 다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요기요는 밝혔다.

실제 꽈배기 전문점은 눈에 띄게 늘고 있다. 공정거래조정원에 따르면 꽈배기를 상호명에 내세운 프랜차이즈는 2018년 말 4개에서 올해 1월 기준 10개로 1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전국에 약 500여개가 성업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꽈배기 전문점이 뉴트로 열풍을 타고 꾸준히 인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꽈배기 전문점은 꽈배기, 도넛, 크로켓, 핫도그 등을 주로 파는 가게다. 꽈배기와 도넛은 3개 2000원, 핫도그는 1개 1000원 등 저렴한 가격과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옛날 먹거리’라는 점이 인기 비결로 꼽힌다. 전체 매출의 50% 이상이 꽈배기에서 나온다. 그렇다고 해서 중장년층만 즐길 것으로 생각하면 오산이다. 90여개 가맹점을 운영 중인 자미당의 박상민 대표는 “전 연령대가 주 고객층이다. 아이들도 의외로 꽈배기를 좋아하더라. 장년층은 본인도 즐기지만 가족들에게 갖다주기 위해 더 사가기도 한다. 객단가가 5000원인데, 한 봉지에 꽈배기 10개를 넣으면 그게 딱 5000원 정도 나온다”고 귀띔했다. 가맹점 약 30개를 운영 중인 청춘당의 서영자 대표도 “선물용 1만원 세트 메뉴가 가장 인기가 높다. 꽈배기가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이어 팥도넛, 햄·치즈 핫도그순으로 잘 팔린다”고 말했다.

꽈배기 전문점이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창업 비용이 저렴하다는 것. 업계에 따르면 8평 매장 기준 보증금은 1000만~2000만원 수준에, 주방 집기·인테리어 등을 포함한 총 창업 비용은 4000만~5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어서 권리금은 대체로 없는 곳이 많다.

식자재비도 저렴하다. 밀가루 반죽과 설탕, 팥 앙금 정도뿐이어서 매출의 25%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직원 2명 인건비, 월세, 광열비 등을 제외하면 매출의 50% 정도는 순이익이 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매출이 잘 나오는 곳은 200만원도 나오지만 이런 곳은 그만큼 임대료도 비싼 편이다. 보통은 50만원 이상 나오지만 안되는 곳은 30만원 이하도 있다”고 전했다.

군것질거리답게 하루 중 손님이 몰리는 시간은 ‘간식 타임’인 오후 2~5시다. 일매출 70만원 이하면 직원 둘이서 충분하지만, 70만원이 넘으면 이 시간대에 아르바이트생 한 명을 추가로 고용하는 것이 좋다고. 박상민 대표는 “업무 강도는 중간 정도다. 편의점, 커피 등에 비하면 힘든 편이지만 한식에 비하면 낮은 편이어서 사람 구하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본사에서 공급하는 꽈배기 분말에 물과 빵 효모(이스트)를 비율대로 넣고 반죽기로 5분 정도 섞은 뒤 1시간 20분 정도 숙성해서 2분 30초 정도 튀기면 된다. 제과점처럼 1차, 2차 발효 과정이 따로 없는 것도 장점이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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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1위는 기저효과…보통 10%”

제조 과정 간단·반죽 차별화 필수

소자본 아이템이지만 유동인구 중요

꽈배기 전문점 창업 시 주의할 점은 무엇일까.

우선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 브랜드와 매장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한 매장이 잘되자 몇 달 안 돼 도로 건너편에 다른 브랜드 매장이 오픈, 매출이 쪼개지는 식이다. 이에 업체들은 샐러드빵·호빵·아이스크림 등 신메뉴를 선보이거나 다양한 세트 메뉴 구성, 주문 즉시 제조, 주차가 용이한 입지 선정 등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요기요 발표와 달리 배달 비중도 아직 그리 높지 않다. 많은 곳은 배달 매출 비중이 30%까지도 나오지만 대개는 10% 안팎에 그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가맹점에 배달은 하지 않도록 했다. 꽈배기는 갓 튀겼을 때 먹어야 가장 맛있는데, 배달을 하면 가는 동안 식어서 맛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요기요에서 배달 주문이 급증한 것은 이전에 배달을 거의 하지 않다가 하게 된 ‘기저효과’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소자본 창업 업종이지만 이면도로 상권만 찾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박상민 대표는 “생계형 창업자들이 자본 규모에 맞춰 C급 이하 상권에 출점하는 경우가 많다. 보증금은 2000만원, 월세는 150만원 이하인 곳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매출이 잘 나오는 가맹점을 보면 역시 유동인구가 어느 정도 있는 곳이다. 물론 이런 곳은 권리금이나 월세가 비싸지만, 잘 찾아보면 유동인구가 많은데도 비교적 저렴한 상가가 있기 마련이다. 발품을 많이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영자 대표는 “제조 과정이 간단한 반면, 청결 유지와 시간대별 매출 차이에 따른 생산량 조절이 힘들다. 또 반죽의 특성상 비성수기인 여름에는 재고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향후 꽈배기 전문점 시장은 어떻게 될까.

일단 저성장이 고착화되며 뉴트로 트렌드는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단 뉴트로는 과거의 것을 현대식 감성으로 재해석한 것인 만큼, 현대적인 맛이나 서비스가 적절히 융합돼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서영자 대표는 “꽈배기, 도넛 등은 베이커리류와는 다르게 한국에서 전통적으로 즐겨오던 간식이다. 최근 레트로, 뉴트로 열풍을 타고 향후 많은 매장이 생겨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창업컨설팅학과장(창업학 박사)은 “춘천닭갈비에서 치즈닭갈비로 진화했듯, 꽈배기도 빵 반죽이나 첨가물을 조금씩 현대적으로 업그레이드해야 신세대 소비자도 사로잡아 롱런할 수 있다. 또 8평 규모 매장에서는 반죽, 성형, 튀김 등 제조 과정이 다 보이는 ‘열린 주방(오픈 키친)’ 구조일 수밖에 없다. 과거 꽈배기 매장과 달리 청결함을 유지해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노승욱 기자 inye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 2043·설합본호 (2020.1.23~2020.2.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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