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29 (토)

아프리카 최고 여성 부호의 '부정축재'… 앙골라 前 대통령 딸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아버지 허가로 막대한 이권 챙겨 재산 축적

아프리카 최고 여성 부자인 이사벨 두스 산투스(46·사진)가 정치적 권력을 이용해 재산을 증식해온 정황이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에 의해 드러났다. 그는 앙골라를 38년간 통치한 조제 아두아르두 두스 산투스 전 대통령의 딸이다.

ICIJ는 20일 이사벨이 부친의 재임 기간 토지, 석유, 다이아몬드, 통신 등 광범위한 사업 분야에서 막대한 이권을 챙겼고, 이를 바탕으로 엄청난 재산을 축적했다며 그의 부정축재를 폭로했다.

조선일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번 탐사취재에 참여한 영국 BBC,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사벨이 아버지가 허가한 사업권을 통해 앙골라 국부를 해외로 유출하고 개인의 재산을 불렸다고 폭로했다. 이 과정에는 글로벌 컨설팅 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 맥킨지, PwC 등의 조력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언론은 부패방지단체인 내부고발자보호플랫폼(PPLAAF)가 입수한 71만5000건의 이메일과 계약서, 계좌 등 문건을 검토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이사벨의 자산은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사벨 부부의 사업은 미국을 포함해 전 세계에 400개 이상의 회사와 자회사로 구성돼 있으며, 자산은 모나코 몬테카를로의 5500만달러짜리 저택과 3500만달러짜리 요트도 포함돼 있다.

문건에 따르면 이 자산은 대부분 부정적인 방법으로 축적됐다. 예를들어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Sonangol)에서는 이사벨이 회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총 1억1500만유로가 그의 측근이 운영하는 두바이 회사로 흘러갔다.

조선일보

아프리카 남부 앙골라는 천연자원이 풍부하지만, 앙골라 국민의 30%는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극빈곤층이다./BBC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또 이사벨은 2017년 9월 수도 루안다에서 해변이 보이는 국가 소유 부지 1㎢를 당시 대통령인 아버지가 내준 허가로 헐값에 사들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앙골라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사벨이 남편과 함께 10억달러 이상 규모의 부패 사건을 조사 중이라며 이들 부부의 자산을 동결했다.

이사벨 부부는 이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이사벨은 "현 정부가 정치적 의도를 갖고 공격을 하고 있다"며 자신과 관련된 혐의는 전혀 근거가 없고, 자신의 재산은 모두 상업적인 거래의 결과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선옥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