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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속보] 국내서 '우한 폐렴' 첫 확진자 발생...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 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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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중국에서 원인불명의 폐렴이 발생해 우리나라 검역당국의 검역이 강화된 14일 오전 인천시 중구 인천항 제1국제여객터미널에 국내로 입국한 중국 관광객들의 체온을 살피기 위한 발열감지카메라가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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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가 처음 발생했다. 보건당국은 감염병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조정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19일 중국 우한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중국 국적의 여성 ㄱ씨(35)가 ‘중국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20일 밝혔다. ㄱ씨는 공항 입국자 검역 과정에서 발열·오한·근육통 등의 증상을 보여 격리돼 검사를 받았으며, 현재 국가 지정 격리병상인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은 “환자 보유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정확히 일치해 확진 판정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환자는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으나 아직 폐렴 증상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현재 안정적인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질본은 확진환자가 검역단계에서 격리돼 지역사회 노출은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자의 일행 5명은 현재까진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질본은 ㄱ씨와 항공기를 함께 탄 승객 및 승무원의 명단을 파악 중이다. 환자 접촉자로 파악되면 관할 보건소에 통보해 14일 간 능동 감시를 할 예정이다.

■“‘우한 폐렴’, 신종 질병이라 전염 속도 아직 알 수 없어”

국내에서도 ‘중국 우한 폐렴’ 확진자가 처음으로 발생하자,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처럼 빠르게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박혜경 위기대응생물테러총괄과장은 “(원 발생지인) 중국에서 전체 환자에 대한 파악이 완료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메르스와 비교해 전염성이 얼마나 더 강한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병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것만 확실할 뿐, 병의 증상이나 감염 경로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실이 없다. 현재까지 백신 등 치료제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까지 알려진 사실에 따르면 우한시 보건당국이 초기에 ‘사람 간 전염 가능성이 없다’고 발표했던 것과 달리, 사람 간 전염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질본은 환자와 오랜 시간 좁은 공간에서 함께 머무는 등 ‘제한적’인 상황에서만 전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질본 정은경 본부장은 “중국 우한시 보건당국도 최근에는 제한된 범위, 특히 가족 간의 전파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전염력의 크기 등은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첫 확진 판정을 받은 중국 국적의 35세 여성 ㄱ씨의 경우에도 우한시 전통시장(화난 해산물시장 포함)을 방문하거나 야생동물을 접촉한 적은 없다고 답변해, 사람 간 전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최대명절 춘절 맞아 확산 우려

이 여성은 춘절을 맞아 일본과 한국을 여행하기 위해 방문했다. 중국 최대 연휴인 춘제를 맞아 우한에서 국내로 입국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중국 내 ‘우한 폐렴’ 환자는 20일 현재 200명을 넘어섰다. 우한에서만 18일 59명이, 19일 77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베이징과 광둥성 선전에서도 우한에 다녀온 이들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3명인데 모두 우한 지역 주민들이다. 위중한 환자들이 있어서 사망자 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저장성 원저우, 타이저우, 항저우 등지에서도 의심환자가 나왔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귀향 행렬이 시작된 가운데 감염이 확산세를 보이면서 중국뿐 아니라 주변 국가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태국과 일본에서는 중국인 2명과 1명이 각각 감염자로 확진됐다. 싱가포르와 베트남, 네팔, 홍콩, 대만도 의심 환자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미국도 뉴욕 JFK공항 등 3개 공항에서 우한발 항공기 승객의 발열 검사를 시작했다.

질본은 중국 우한시를 거쳐 입국하는 사람들에 대해 공항 검역장에서 발열 감시를 계속하고, 설 연휴에도 24시간 비상방역체계를 가동하는 등 지역사회 검역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지자체와 지역 의료기관에는 환자 감시 및 접촉자 관리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중국 내에서 발생이 확산될 경우에 모든 입국자를 검역하는 것이 불가능한데다가, 잠복단계인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은 지역사회에서의 환자 대응이 훨씬 중요한 단계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까지 국내에서 ‘우한 폐렴’ 유증상자는 모두 7명으로, 검사를 거쳐서 격리에서 해제됐다. 4명은 인플루엔자(독감)로 확인됐다. 3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판-코로나 바이러스 검사를 한 결과 음성(감염 안됨)으로 나타나, 격리를 해제했다.

‘우한 폐렴’ 확산에 대비해 질본은 현재보다 빠른 시간 내에 확진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검사법을 개발 중이다. 현재는 판-코로나 바이러스 PCR검사에서 검체(환자의 혈액이나 침 등 바이러스 검사에 필요한 시료)가 양성으로 나오면, 여기서 나온 물질을 다시 추출해 판-코로나 바이러스의 염기서열과 일일이 대조해야한다. 길게는 이틀까지 소요된다. 질본은 세계보건기구(WHO)와 홍콩, 일본, 독일 등에서 구축한 검사법을 공유받아서 현재보다 빠른 방식으로 검사하는 방식을 오는 2월 초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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