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학생들이 20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서 류석춘 교수를 규탄하는 발언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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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운전을 한 연예인도 1년은 자숙하는데 학생을 상대로 성희롱을 하고 전쟁 피해자를 모욕한 교수가 바로 수업을 연다고요?"
연세대 재학생 신남희씨(24)는 이번 학기 수강편람에서 류석춘 교수의 강의를 볼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류 교수는 지난해 9월 강의 도중 "위안부는 매춘의 일종"이라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킨 인물이다.
신씨는 "학교가 학문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혐오 발언을 하고 강의실 안에서 학생에게 성희롱을 해도 괜찮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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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생·동문 "류석춘 즉각 파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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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학생으로 구성된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류석춘 교수 사건 학생대책위원회'(대책위)는 20일 오후 연세대 신촌캠퍼스 학생회관 앞에 모여 '류석춘 파면'을 요구했다. 강의실에서 역사 왜곡과 성희롱을 일삼는 류 교수에게 더 이상 수업을 들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연세대 재학생 전혜현씨(22)는 "학생들이 안전한 강의실에서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 것이 류 교수의 강의를 용납할 수 없는 이유"라며 "류 교수는 성노예제 피해자와 학생들에게 사과하지 않고, 학교 측은 안일하게 대응하면서 류 교수의 뻔뻔한 태도를 눈감아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까지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문제이며 만약 마무리되지 않았다면 강의 개설을 유보하는 것이 옳다"며 "학교 당국은 더 이상 류 교수를 보지 않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연세대 동문들도 힘을 보탰다. 연세대 86학번 송현상씨는 "나라 꼴이 어떻게 됐길래 류석춘 같은 자가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 제자들을 가르친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우리가 이 자리에 모인 것은 무엇이 옳은 일이고 사람답게 사는 일인지 끝까지 알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발언을 마친 뒤 학교 본관까지 행진해 학생과 동문의 입장을 전달하고 총장 면담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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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측 공식 징계 늘어지자…이달만 벌써 3번째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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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의 사과와 학교 측의 징계를 요구하는 학내 집회가 열린 것은 이달 들어 벌써 3번째다. 최근 류 교수가 올 봄학기 전공과목과 교양 과목 수업을 맡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불만이 다시 타올랐다.
류 교수를 비판하는 것은 학생뿐만이 아니다. 연세대 졸업생으로 구성된 연세민주동문회는 이달 15일 성명을 내고 "매국적 망언과 성희롱 발언으로 학교의 명예를 실추시킨 류 교수가 과연 강단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자격이 있다고 보는가"라고 비판했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연세대 출신 국회의원 14명도 "류 교수에 대한 즉각적인 수업 배제와 교수직 박탈 등 대학 당국의 합당한 처분을 요청한다"는 입장을 학교 측에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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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안 나는 징계·경찰 수사…류석춘, 무사히 정년퇴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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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교수가 이번 학기 강의를 마치고 정년퇴직하는 만큼 학교 측의 늑장 징계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류 교수가 징계를 받지 않고 이번 학기를 마칠 경우 무사히 퇴직하게 된다. 하지만 류 교수에 대한 학교 징계나 경찰 수사는 속도를 높이지 못하고 있다.
류 교수 사건을 조사하는 연세대 윤리인권위원회는 지난해 1차 회의에서 징계 처분을 결정했지만 류 교수가 재심을 신청하면서 다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류 교수를 파면하거나 적어도 징계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도 사건 발생 약 4개월 만인 이달 13일 류 교수를 처음으로 불러 조사하는 등 수사가 늦춰지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지 여부 등을 아직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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