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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정동길 옆 사진관]천년 돌다리 진천 '농다리' 겨울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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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에 있는 농다리.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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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지형을 감싸안은 모습으로 유명한 충북 진천군 초평호(초평 저수지)를 가기 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돌다리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바로 미호천(세금천)을 가로지르는 진천 ‘농다리’입니다. 농다리는 충북유형문화재 제28호로 미호천의 빠른 유속과 풍부한 수량에도 천년을 버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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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다리를 찾은 시민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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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다리는 길이 93.6m, 폭 3.6m, 높이 1.2m로 지네 모양을 하고 있으며 편마암의 일종인 자석(紫石·붉은색 돌)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다리 위에서 보면 평평한 돌무더기를 쌓아만든 돌다리로만 보이는데, 옆에서 보면 크고 작은 돌들이 정교하게 얽혀 교각을 만들고, 넓고 긴 바위는 상판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다리는 물살을 막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량이 많아지거나 유속이 세지면 바위 틈 사이로 물을 흘려보내며 여태껏 미호천을 지켜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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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농다리를 찾은 시민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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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엄마의 손을 잡고 농다리를 건너고 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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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다리는 1000년 전인 고려시대 때 축조됐다고 전해집니다. 고려 고종 때 권신(권세있는 신하) 임연이 놓았다는 설과 그의 누이가 놓았다는 전설 그리고 김유신의 아버지인 김서현 장군이 만들었다는 설까지, 오래된 다리인 만큼 다양한 이야기들도 전해집니다. 다리 건너 미호천변은 1982년 댐 확장으로 수몰되기 전까지 농다리를 통해 구곡리와 왕래하던 마을이 있던 곳입니다. 천년을 넘게 주민들을 세상과 연결해주던 다리에는 ‘살아서는 농사짓기 위해 건너고, 죽어서는 꽃상여에 실려 건넌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삶과 밀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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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농다리 아래에 얼음이 얼어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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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진천군 농다리를 찾은 연인들이 다리를 건너고 있다. /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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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도부터 매년 5월이면 ‘생거진천 농다리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찾기도 합니다. 다리를 건너면 펼쳐지는 미르숲은 총 면적이 108만㎡에 이릅니다. 농다리를 건너 조성된 초롱길을 따라 걸으면 미르숲과 거대한 초평호의 모습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축제는 한참 지났지만 평일 겨울에도 농다리의 정취를 느끼기 위한 발걸음들이 이어졌습니다. 포근한 겨울 날씨가 계속되었지만 농다리 밑 바위틈에는 귀여운 얼음이 매달려 눈길을 끌었습니다. 진천을 지나실 때 겨울 농다리의 정취를 느껴보시는 건 어떨까요.

권도현 기자 lightro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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