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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종목이슈] 신격호 별세, 롯데지주 우선주 上…"경영권과 관련 없어, 투자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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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유림 기자 =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롯데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는 롯데지주의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특히 롯데지주 우선주가 상한가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다. 다만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경영권과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에 주가가 상승할 만한 배경에 대한 상식적인 논리는 찾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같은 주가 과열현상에 투자자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롯데지주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5.74%(2050원) 상승한 3만77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롯데지주 우선주는 29.88%(1만7300원) 가격제한폭까지 오르면서 7만5200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 롯데그룹은 서울 아산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99세로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주가가 급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권 분쟁이 이슈가 될 경우 오너 일가가 앞다퉈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한 주식을 사들이고, 지배구조 정점에 있는 종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앞서 2015년 신 명예회장의 장남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벌였다. 일명 '형제의 난'이라 불리며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고, 신동빈 회장은 국정감사까지 불려나갔다.

뉴스핌

최근 3개월 롯데지주 우선주 주가 추이. [사진=네이버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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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기준 롯데지주 보통주의 오너일가 지분율은 신격호 명예회장 3.1%, 신동빈 회장 11.7%,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2.2%, 신동주 전 부회장 0.2%다. 신격호 명예회장의 지분 전량을 신동주 전 부회장이 상속을 받더라도 이미 신동빈 회장의 지분을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막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지주 보통주를 사들일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 2017년 롯데그룹 지주사 출범을 앞두고 진행된 분할합병 과정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은 주식매수청권을 행사했고, 8500억원 가량을 확보했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롯데제과, 쇼핑, 칠성음료, 푸드 등 롯데그룹 내 4개사 투자부문을 합병한 롯데지주 보통주는 2017년 10월 출범 당시 7만원대였지만, 현재 3만원대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한 상태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3% 이상 롯데지주의 지분을 확보한다면 임시주주총회 소집 및 장부열람, 감사선임까지 개입할 수 있다.

그러나 증권가는 대체로 롯데의 경영권 분쟁이 또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 있다. 한 벤처캐피탈 임원은 "롯데지주 지분을 3% 이상 갖고 있으면 시끄럽게는 만들 수 있어서 의미가 있긴 하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에게 득이 될 건 없다"며 "이미 신동빈 체제를 완성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만든 것이어서 진작에 끝난 게임이다"고 분석했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한국 내 지배구조는 이미 신동빈회장 중심으로 재편이 완료된 상태여서 변수는 일본주주들의 표심이다"며 "신동빈 회장은 지난해 6월 일본 롯데홀딩스 정기 주총에서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받으며 사내이사에 재선임된 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의 이사선임 재도전은 불발로 끝난 바 있다"고 전했다.

또한 "신동주 전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부회장직과 자회사의 임원직에서 해임된 것이 부당하다며 일본에서 제기한 소송에서도 패소했다"면서 "신격호 명예회장 지분의 상속이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경영권 분쟁을 기대한 롯데그룹주 종목 투자시 유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의결권이 없는 롯데지주 우선주의 급등은 정상적인 투자금 유입과 거리가 멀다고 관측했다. 전일 롯데지주 우선주의 시가총액은 570억원에 불과했지만, 이날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750억원대로 뛰어올랐다.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경영권은 의결권이 중요하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가 급등한다는 것은 말이 되는 현상은 아니다"며 "의결권으로 전환되는 우선주가 있긴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에서 롯데지주 우선주에 의결권을 줄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배당받으려고 우선주를 살 수도 있으나, 신격호 명예회장이 별세하자마자 우선주가 급등한 것은 배당과 거리가 멀다"며 "단지 올라가는 이유는 거래량이 없고 시가총액이 작아서 조금만 자금이 들어가도 급등락을 조정하기 쉬워서다. 투자적인 관점에서 보면 주의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uri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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