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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스탠퍼드대 속속 창업신화 韓명문대생 대기업만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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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신년기획 / 유니콘 20개 키우자 / ④ 사람이 경쟁력인데… ◆

인도의 대표적인 차량공유 서비스 유니콘 올라캡스. 명문 공대 인도공과대(IIT) 출신인 바비시 아가르왈이 창업했다. 2014년 마이크로소프트를 그만두고 창업에 뛰어든 그는 부모님에게 "왜 좋은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 가이드가 되느냐"는 반대에 부딪히기도 했다. 소프트뱅크와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투자를 받은 올라캡스는 기업가치가 63억달러(약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모조모기지가 분석한 자료(2019년 8월 기준)에 따르면 전 세계 유니콘 창업자 462명 중 스탠퍼드대 졸업생이 63명(14.4%)으로 가장 많았다. 두 번째는 39명(8.9%)인 하버드대였다. 3위는 36명(8.2%)으로 IIT가 차지했다. 인도에서 유니콘 수가 23개인데 유니콘 창업자가 36명인 이유는 우수한 IIT 인재가 해외로 나가 창업하기 때문이다.

최고 인재들이 스타트업에 몰리는 것은 전 세계 공통적인 현상이다. 유니콘 창업자 중 명문대 졸업자가 많은 것도 당연한 일이다. 중국에서도 칭화대 출신 유니콘 창업자가 12명, 베이징대 출신이 11명이었다. 미국에 비하면 특정 대학에 대한 쏠림 현상은 덜했다.

한국에서도 유니콘 기업 11곳 중 3곳(토스, 위메프, 에이프로젠)을 서울대 출신(27.2%)이 창업했다. 하지만 공부 잘하는 모범생의 길을 걷지 않은 유니콘 창업자가 많다. 김봉진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 대표는 서울예전에서 디자인을 전공한 디자이너 출신이다. 조만호 무신사 대표도 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했다. 이수진 야놀자 대표와 김정웅 지피클럽 대표도 현장에서 사업을 하면서 유니콘 기업을 만들어냈다. 이승건 토스 대표는 서울대 치과대학 출신으로 핀테크 기업 창업에 뛰어들었다. 허민 위메프 창업자도 서울대 응용화학과를 졸업한 뒤 게임 회사를 창업했다가 연쇄 창업에 성공한 사례다.

특히 주목할 것은 명문대를 졸업한 우리나라 인재가 여전히 창업과 스타트업을 기피한다는 것이다. 공무원, 대기업 등에 대한 쏠림이 심하다는 것이다. 또 해외 유니콘 중 다수를 이루는 기술 창업이 한국에서는 그만큼 적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다. 국내 11개 유니콘 중 창업자가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기술 창업으로 이어졌다고 볼 수 있는 사례는 에이프로젠과 크래프톤 정도였다. 특히 컴퓨터공학 분야 인력 공급과 창업이 가장 부족하다. 모조모기지에 따르면 유니콘 창업자의 최종 학력은 경영학 석사(MBA)가 93명(21.3%)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로 컴퓨터공학 학사(21.3%), 컴퓨터공학 석사(9.1%)였다. 컴퓨터공학 박사까지 포함하면 컴퓨터공학 전공자 비중이 전체 중 30%에 육박한다.

유니콘 창업자 평균 연령은 41.15세이지만, 가장 많은 나이대는 35~39세로 136명(31.4%)을 차지했다. 그다음 40~44세 81명, 30~34세 65명 순이었다.

[기획취재팀 = 이덕주 기자(싱가포르) / 신수현 기자(서울) / 안병준 기자(베이징·하노이) / 최희석 기자(시애틀) / 박의명 기자(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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