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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해외서 `돼지열병` 안 잡히자…수입육 쓰는 햄·소시지 값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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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이 냉장햄·소시지·베이컨 등 26개 품목 가격을 다음달 13일부터 평균 9.7% 인상한다. 냉장햄 가격 인상은 2014년 6월 이후 처음이다. 햄의 주원료인 수입산 돼지고기 가격이 지난해 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여파로 급등했기 때문이다.

CJ제일제당은 20일 "글로벌 ASF 장기화로 수입 원료육 가격 상승세가 지속돼 20% 이상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소비자 부담과 물가 영향을 고려해 인상률을 최소화하고 시점도 설 연휴 이후로 늦췄다"고 밝혔다.

국내 가공육 제조업체 1위인 CJ제일제당이 냉장햄·소시지 가격을 올리면서 다른 육가공 업체도 잇달아 가격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초부터 이어지는 식품업체의 제품 가격 인상 러시에 소비자 주머니 사정도 한결 팍팍해질 것으로 염려된다.

이번 인상으로 햄스빌 베이컨(160g×2)과 백설 그릴 비엔나(360g×2)는 각각 권장소비자가격이 기존 6980원에서 7980원으로 1000원(14%) 오른다. 백설 동그랑땡(360g)은 4380원에서 4880원으로 500원(11%) 상승한다.

롯데햄을 생산하는 롯데푸드 역시 제품 가격 인상 검토에 들어갔다. 동원 역시 냉장햄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다. 동원 관계자는 "가격 인상 시기나 인상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면서도 "지난 연말부터 지속적으로 가격 인상에 대한 검토는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들은 냉장햄 가격 인상이 수입 돼지고기 가격 급등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세계 최대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이 ASF 탓에 사육 마릿수가 급감하며 수입량을 늘리면서 전 세계 돼지고기 가격이 도미노처럼 상승했기 때문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ASF로 인해 오히려 소비가 위축된 데다 연말 회식 자리도 줄어들면서 돼지 가격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산 지육가(1㎏)는 지난해 초부터 오름세를 보여 9월 5106원을 기록했지만 국내에서 ASF가 본격 확산되며 12월에는 3590원으로 수직 하락했다.

[이호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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