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5 (토)

2300 다가선 코스피…증권가 "상반기 고점, PER 급등은 부담"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매일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연초부터 이어진 외국인과 개인 동반 매수세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15개월 만에 2018년 '검은 10월'의 낙폭을 대부분 되돌리고 있다. 이에 따라 당초 2020년 연간 전망으로 '상고하저' 장세를 예측했던 주요 증권사들이 목표치를 상반기 중 달성 가능할 것으로 의견을 좁혀 가고 있다.

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일 대비 12.07포인트(0.54%) 오른 2262.64로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장중 최고가로 2277.23을 기록했는데 종가 기준 2018년 10월 4일 2274.49 이후 15개월 만이다. 연초부터 외국인과 개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1조8000억원에 가까운 순매수로 지수를 끌어올렸다. 앞선 2018년 '검은 10월' 당시 코스피는 한 달 만에 무려 2338.88에서 2029.69로 13.22%나 떨어지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월간 하락폭을 기록했다.

매일경제가 5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전망을 종합한 결과 올 상반기 중 코스피지수는 2390까지 도달 가능할 것으로 조사됐다. 20일 코스피 종가인 2262.64를 기준으로 상반기 중 5.63% 추가 상승 여력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올 하반기 들어 미국 대선을 전후한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중 2단계 무역협상 변수로 인해 증시가 조정을 겪을 수 있다는 신중론이 함께 제기됐다.

증권가에서 올 상반기 상승장을 만들 요인으로는 크게 △글로벌 유동성 확대 △경기순환적 반등 △미·중 무역합의 이후 수출·교역량 개선 등을 들었다. 국내 증시에 앞서 이날 미국 증시도 주요 3대 지수인 다우존스산업지수(2만9348.10), S&P500지수(3329.62), 나스닥지수(9388.95)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에는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공급하는 유동성이 넘쳐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연준이 작년 레포(Repo) 시장 불안정 이후 단기채권을 매월 600억달러씩 매입하는 흐름이 2분기 중간까지 이어질 전망으로 각종 금융상품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2010년 11월부터 2011년 6월까지 시행한 '2단계 양적완화(QE 2)' 당시 5620억달러 규모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했다. 증권가에선 지난해 9월 이후 연준이 오는 6월까지 당초 계획대로 유동성을 공급할 때 4800억~6400억달러 규모 자금이 금융시장에 공급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최근 연준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이 '사실상 QE'란 평가를 듣는 이유다.

경기 순환적 반등에 따른 기업 이익 턴어라운드와 미·중 무역합의 이후 세계 교역량 개선 가능성도 국내 증시가 연초 탄력을 받는 이유다. 특히 2018~2019년 이어진 미·중 무역분쟁 국면에서 미국과 중국 양쪽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았던 한국 증시는 주요국 증시 대비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반대로 지난해 12월 1단계 무역합의 이후 가장 수혜를 입을 국가로 한국이 주목받으면서, 올해 들어서는 한국 증시가 주요국 증시 가운데 우수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미 경기선행지수는 하락에서 상승 추세 전환이 두드러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19년 11월 한국 경기선행지수(CLI·Composite Leading Indicator)는 99.1로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이어갔다. 유안타증권이 2000년 이후 한국 경기선행지수와 코스피 전년 동월비 수익률을 비교한 조사에서 상관계수는 0.65로 상당히 높게 나타났다.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후 최고 수준으로 높아진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 수준은 국내 증시를 끌어내릴 수 있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0일 에프앤가이드에서 2010년 이후 연간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코스피 PER는 11.73으로 2010년 말 10.04 대비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반대로 12개월 선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10년 말 0.83에 이어 작년 말 0.87로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는 모양새다. PER 고평가와 PBR 저평가 간 괴리는 그간 한국의 기업 이익이 누적되며 자본총계는 늘었지만, 작년 기업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이 하락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전문가들은 밸류에이션 지표에 연연하기보단 당초 연간기업이익 전망치가 예상에 부합하게 나오는지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안갑성 기자 / 신유경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