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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한국경제 성장 주역" 롯데 신격호 퇴장…각계 애도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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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사진 제공=롯데지주]


19일 별세한 롯데그룹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빈소가 차려진 지 이틀째인 20일 정재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에는 이날 오전 7시50분께부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장남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회장(SDJ코퍼레이션 회장)이 자리하며 함께 조문객을 맞았다.

정재계 인사 중 가장 먼저 빈소를 찾은 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전 9시37분께 신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신 회장과 10여분간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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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아 조문을 마친 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빈소를 떠나고 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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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최은영 한진해운 전 회장도 빈소를 찾았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오전 10시께 수행비서를 대동하지 않은 채 조용히 조문을 하고 돌아갔다. 김형오 자유한국당 공천관리위원장과 하임 오셴 이스라엘 대사,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 김태영 현대카드 사장, 최한명 풍산 부회장 등도 이날 오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김 위원장은 신 명예회장에 대해 "본인이 살아온 한 세기, 100년의 삶이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곡절과 굴절 속에서 성공한 기업인의 표상"이라며 "대한민국이 가난을 벗어나는 데 까지는 투철한 정신의 기업가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과의 생전 일화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부산 국회의원 시절 영도다리가 노후돼 전면 교체를 부탁했더니 신 명예회장이 선뜻 다 부담하겠다고 나섰다"며 "기업인이 나라를 위해서 기여한 점에 대해 감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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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0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들어서고 있다. [사진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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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경식 CJ그룹 회장 겸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날 오전 조문을 마쳤다. 손 회장은 신 명예회장과의 친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국내에서도 많은 기업을 일으키지 않았나"며 "원래 존경하던 분이고, 최고의 원로 경영진이셨다"고 답했다.

또 신 회장과 어떤 대화를 나눴냐는 질문에는 "지난 1~2년간 우리가 어려운 시기를 지냈다"며 "앞으로 롯데가 더 발전할 것만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자수성가 창업세대의 거의 마지막 분"이라며 "얼마나 힘든 과정을 거쳐서 오늘날의 롯데를 이루셨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도 오전 11시20분께 빈소에 들어선 뒤 신 회장과 20여분간 대화를 나누고 자리를 떴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의 많은 경영인들에게 모범을 보인 분"이라며 "롯데월드타워를 지을 때 저를 직접 만나 설명을 해주시는 모습을 보고 감명을 받은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자수성가한 1세대 경영인들의 연이은 타계 소식에 대해선 "1세대 창업자들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와 달리 자원이 없는 나라이기 때문에 바깥 세상에 나가야된다는 신념들이 강하셨던 분들"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에도 조문을 위한 발길이 이어졌다.

김남구 한투금융지주 부회장과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인사들도 빈소를 찾아 유족을 위로했다. 구자열 LS 회장과 박인구 동원그룹 부회장,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 박용성 전 두산그룹 회장, 조원태 한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허영인 SPC그룹 회장, 허태수 GS그룹 회장, 조윤성 GS리테일 사장 등 재계 인사들도 조의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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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일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 =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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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지팡이를 짚은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빈소를 찾았다.

이 회장은 유가족과 5분여간 대화를 나눈 뒤 자리를 떴다. 이 회장은 유가족과 만나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산업발전에 크게 기여하신 거인을 잃게돼 안타깝다"며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고 CJ그룹 측은 전했다.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이낙연 전 국무총리, 해리 해리슨 주한 미국 대사도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날 오후 6시께 조문을 마친 김 실장은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이 유통에서 식품, 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한국 경제 토대를 쌓으신 창업 세대라고 평가했다"며 "특히 한일간 경제 가교 역할을 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고, 향후에도 롯데그룹이 한일관계에 민간 외교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당부하셨다"고 전했다.

공동 장례위원장을 맡은 황각규 부회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에 본인이 하신 말씀을 돌아보면, 가장 좋아하는 말씀이 도전이었다"며 "창업은 창조다. 수많은 역경 넘어가는 도전이다 그래서 도전을 멈추면 기업은 스톱이다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롯데그룹 임직원들도 창업자께서 남겨준 소중한 유산을 잘 받들어가기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황 부회장은 신 명예회장이 유언을 남겼는 지 여부에 대해선 "가족들간의 관계와 관련해 (유언을) 남겼는 지 확인이 어렵다"고 답했다. 또 경영권 분쟁을 겪은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관계와 관련해 "옆에 나란히 앉아있었기 때문에 교감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 명예회장은 지난해 12월 18일 서울 아산병원에 입원했으며, 고령으로 인한 여러 증세를 치료하던 중 전날 오후 4시 29분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9세.

빈소는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 20호이며 발인은 22일 오전 6시다. 영결식은 22일 오전 7시 서울 잠실롯데월드몰 8층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다.

[디지털뉴스국 신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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