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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7 (화)

12개국, 리비아 내전 개입·무기 수출 금지 합의… 휴전 위원회도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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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 GNA·LNA는 만남 거부
전례로 봐서 합의 지켜질지 의문


파이낸셜뉴스

독일 베를린의 총리관저에서 19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왼쪽부터)이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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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2개국이 6년째 이어지는 리비아 내전을 끝내기 위해 휴전을 촉구하고 무기 판매 및 내전 개입을 금지하기로 합의했다. 합의를 주도한 독일 및 유럽 각국은 리비아 문제를 해결해 국제무대에서 유럽의 외교 역량을 과시하고 난민 유입 창구를 봉쇄한다는 방침이나 실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비롯해 프랑스, 러시아, 터키, 영국 등 12개국 대표들은 19일(현지시간) 베를린에 모여 리비아 내전 문제를 논의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대부분 정상들이 참여했으며 미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보냈다.

각국 대표들은 공동 성명에서 "우리는 리비아 영토 전체에서 내전 당사자들의 직접적인 군사 활동 및 군사 활동에 대한 지원 행위를 종료할 것을 촉구하고 휴전 절차부터 시작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표들은 "우리는 리비아에서 벌어지는 무력 충돌에 개입하거나 리비아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며 다른 세계 각국도 우리와 함께 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분쟁이 종식되고 평화가 정착되려면 오직 리비아가 주도하는 정치적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베를린에 모인 각국은 공동성명에 따라 내전 개입을 금지하는 동시에 리비아에 부과된 유엔의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준수하기로 약속했다.

리비아에서는 지난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유엔이 공인한 리비아 통합정부(GNA)는 지난 2014년 동부지역에서 군벌 리비아국민군(LNA)이 부상하면서 수도 트리폴리를 포함해 서부 지역만 겨우 통제하고 있다. LNA는 지난해 4월부터 총공세를 개시해 지상에서 GNA를 밀어내고 있다.

아울러 리비아 내전은 수많은 외세가 개입하면서 중동 전체를 아우르는 대리전이 되었다. 현재 터키와 이탈리아는 GNA를 지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이집트, 프랑스는 LNA를 밀고 있다. 결과적으로 현지에는 각국에서 흘러온 무기와 용병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터키 정상은 지난 13일 내전 당사자들을 모스크바에 불러 휴전을 주선했으나 결과를 내지 못했고, 양측은 12일 0시를 기해 교전을 중지했다고 밝혔지만 산발적인 충돌이 계속되고 있다.

NYT는 이번 베를린 회동을 주도한 독일과 유럽 각국이 리비아 휴전 주선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 다자간 합의에 따른 질서를 복원시키려 한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파리 기후협약과 이란 핵합의 등을 위태롭게 하는 가운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가 지켜지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유엔은 이미 1970년에 리비아에 무기 금수조치를 내렸지만 해당 조치는 카다피 정권 몰락 전까지 반복적으로 깨졌다. 베를린 회동 당사국들은 휴전을 위한 별도 위원회를 만들고 내전 당사자들에게 위원회 지명을 맡기기로 했지만, 이날 베를린에 모인 GNA와 LNA 대표들은 서로 마주보는 것조차 거부해 각기 다른 방에서 타국 정상들과 따로 만났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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