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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박능후 장관 “이국종-아주대, 감정의 골 깊어 상대 돌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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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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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의 갈등에 대해 “감정의 골이 너무 깊어 상대를 돌봐주지 않아 발생한 일”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박 장관은 “양쪽 다 열심히 하는데 양쪽 다 지쳐있는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권역외상센터를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0일 세종 보건복지부 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과 아주대병원 고위층이 권역외상센터 운영을 두고 갈등을 빚은 데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모 일간지 기사 제목인 ‘세상을 다 구하고 싶은 의사 대 영웅 뒷바라지에 지친 병원’이 현 상황을 설명하는 적절한 표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양쪽이 다 열심히 했는데 양쪽이 다 지쳐 있는 상황으로, 법이나 제도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해 이 교수가 주장한 의료비 부당 사용을 조사했지만, 아주대가 법과 제도에 어긋나게 행동한 적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교수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아주대병원이 외상센터 인력을 증원하기 위한 정부 예산 가운데 일부만 추가 채용하는 데 사용한 것을 문제삼았다. 이에 대해 병원은 정부 지원이 없는 상태에서 이미 법정 인원보다 많은 간호사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었고, 예산을 받은 후 기존 간호인력의 인건비로 사용했을 뿐 예산을 전용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내놨다.

박 장관은 “양자가 포용하는 자세라면 간호사를 10명쯤 더 늘리면서 서로 협력할 수 있었을 텐데 감정 골이 너무 깊었다”며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에서 상대를 돌봐주지 않는 상태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교수가 (공개된) 녹음파일뿐만 아니라 본인이 받았던 공문을 한 배낭 들고 와서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마음이 아파서 도와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병원에 가서 면담도 했지만 감정이 뒤틀려 있다 보니 병원이 더 도와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이 교수가 다 잘한 것도 아니고, 권역외상센터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센터를 둘러싸고 있는 전체 병원체계가 같이 움직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응급처치가 끝나면 본원에서 나머지 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양쪽이 포용하고 안아줘야 환자를 제대로 치료해줄 수 있다”며 “저는 계속 포용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의료계 분들이 고집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박 장관은 과거 이 교수의 요청으로 닥터헬기 규정을 모두 바꿔 대형 헬기를 공급한 예를 들며 “정부는 앞으로도 권역외상센터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이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다음 달 센터장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교수는 앞으로 교수로서 환자 진료와 학생 강의에 전념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혜인 기자 hye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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