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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예비 고3, 출발선에 다시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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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수험생활 로드맵을 그려보자

2개월씩 묶어 5시즌 지나면 수능


인문계열 수학 출제 영역 늘어



자기소개서 초안 마무리하고

학생부 기록 2월 말까지 확인



중하위권 어떤 유형 약한지 보고

3~5월 내신 대비 주력해야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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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3이 된 수험생은 오는 11월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을 처음 적용한 학년이다. 따라서 진로에 따른 교과과정 선택, 수능 과목의 변경까지 이전 학년과는 조금 다른 입시를 경험하게 된다.

11월19일 수능 예정일까지 남은 10개월. 이를 총 5시즌으로 나누고 시기별로 챙겨야 할 수험정보와 학습 목표 등을 알아봤다.

■ 시즌 1: 1~2월 대입 변경사항 체크하기

수능 치르는 인원은 줄었지만 수시모집 77%, 정시모집 23%로 선발 비율에는 큰 변화가 없다. 다만 서울 주요 대학 중에는 정시 모집 인원을 30% 이상으로 확대하는 대학이 있으므로 목표 대학의 전형 비율을 확인하는 게 좋다.

2021학년도 수능에는 수능 출제 범위에 변화가 있다. 가장 논란이 되는 과목은 수학. 자연계 수학의 경우 ‘기하와 벡터’ 과목이 빠지면서 수학에 관한 부담이 조금 줄어들었다. 다만 변별력 있는 문제가 줄어든 만큼 1등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있기 때문에 상위권 학생들은 겨울방학 때 신유형 문제, 이른바 킬러 문항 중심으로 문제풀이를 해볼 필요가 있다.

반면 인문계 학생들은 수학에 관한 부담이 조금 커졌다. 시험 범위는 지난해와 같지만 교과과정이 바뀌어서 지수함수, 로그함수, 삼각함수 등 이전 수능에서 출제되지 않았던 영역이 포함됐다. 학습량이 늘어났다는 이야기다. 수학(나)형의 경우 공부 분량이 꽤 늘어나기 때문에 연초에 학습 계획을 잘 세워 놓치는 단원이 없도록 하자.

수시모집에 필요한 자기소개서 초안을 미리 잡아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고교 3년 동안 자신이 해온 교과·비교과 활동을 포트폴리오식으로 정리해두면 학습 면에서 동기 부여가 될 뿐 아니라 본격적인 수시모집 기간에 여유롭게 준비할 수 있다.

특히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준비하는 예비 고3들은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점검을 반드시 하자. 2학년 학생부에서 누락되거나 수정이 필요한 내용이 있다면, 학생부 기록을 마감하는 2월 말까지 담당 교사에게 요청해야 한다. 물론 이때 사실 여부 확인을 위한 근거 자료 요청에는 충실히 응해야 한다.

■ 시즌 2: 3~4월 대학 고민 말고 내신부터 올려라

고3 올라가자마자 3월12일 학력평가를 치르게 된다. 중간고사 전에 보는 첫 시험이라는 점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는 나침반으로 활용하는 시험이다.

수학의 경우 기출문제집을 풀면서 자신만의 공식을 차근차근 써 내려가는 연습을 해야 한다. 특히 중하위권의 경우 자신이 어떤 유형에 약한지 모르기 때문에 유형별로 정리된 문제집을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과목별로 공부 시간을 배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국어, 수학, 영어를 매일 일정량 공부한 뒤 오후에 두 시간 정도의 시간을 비워두는 것도 방법이다. 이 두 시간에는 <교육방송>(EBS)에서 인강(인터넷강의)을 수강하거나 어렵게 느껴진 수학의 특정 단원 인강을 골라 들으며 정리하자.

3월부터 5월까지는 내신 대비에 주력해야 한다. 수시모집에서 1~2학년은 2개 학기 내신 성적을 각각 반영하지만, 3학년은 1개 학기만 반영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특히 학생부교과전형을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은, 어떤 대학에서 자신의 내신 성적을 가장 유리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학년별·과목별 가중치를 따져봐야 한다. 3월 전국연합학력평가 성적을 토대로 수능 최저학력기준까지 고려해 지원 가능한 대학을 가늠해볼 필요가 있다.

■ 시즌 3: 5~6월 ‘모평’에서 수능 기조 읽어라

친구들과 목표 대학 등을 이야기하며 마음이 들뜨는 시기다. ‘누구는 ㄱ대학을 목표로 한다더라, 누구는 자기소개서를 벌써 다 썼다더라’ 등 ‘카더라’ 소식에 귀가 쫑긋해지기 쉬운 때다.

하지만 이때에는 목표 대학에 대한 설렘이나 고민보다 월초에 치러질 ‘6월 모의평가’(6월 모평)에 집중하는 게 좋다. 모의고사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뉜다. 학력평가라 불리는 교육청 모의고사, 사설 모의고사,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의 평가원 모의고사가 이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6월 및 9월 모평은 수험생활의 ‘터닝 포인트’로 불린다. 평가원 모의고사야말로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나타내는 바로미터이기 때문이다. 재수생 등 엔(n)수생이 함께 보는 시험인 만큼 실제 수능에서 받아볼 성적과 가장 비슷하게 나온다. 특히 첫 모평 결과에 따라 슬럼프를 겪느냐 마느냐로 나뉠 수 있어 중요하다.

6월 모평 뒤처리도 중요하다. 평가원 모의고사에서 그해 수능 기조를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모평과 수능 출제진은 다르지만, 출제 유형을 면밀하게 분석하는 과정은 필수다.

■ 시즌 4: 7~8월 ‘자소서’ 스토리텔링에 몰입하라

7월 역시 학력평가(7월8일)에 기말고사까지 치르느라 정신없는 한 달이 될 것이다. 수능 원서 접수를 시작하고 여름방학을 한다. 이때엔 수시모집에 활용할 자기소개서(자소서)를 완성해두는 게 좋다. 수시모집 원서접수 기간이 시작되는 9월이 되면 자소서를 꼼꼼히 챙길 만한 시간이 없다고 보면 된다.

자소서에는 교내 활동에 대한 앞뒤 맥락을 논리적으로 써내는 게 중요하다. 동아리, 수상 경력 등은 이미 학생부의 한 칸을 차지하고 있다. 대학 쪽에서 궁금한 건 학생이 그 활동을 왜 시작했는지, 어떻게 진행했는지, 자신에게 무슨 영향을 끼쳤는지 등이다. 수학경시대회에 나가서 상을 받은 경우, 상 받았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학생부에 적혀 있기 때문이다. 대학 쪽으로서는 경시대회에 나간 이유, 상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수상 뒤 자율동아리를 만들었는지 등 ‘스토리텔링’형 자소서를 원한다.

보통 이 시기에 ‘정시 집중형’과 ‘수시 집중형’ 수험생으로 나뉜다. 정시 집중형 학생은 수능에서 볼 탐구과목을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시 인문 계열의 경우 생활과 윤리, 한국지리, 세계지리, 동아시아사, 세계사, 윤리와 사상, 정치와 법, 경제, 사회문화의 9가지 사회탐구 과목 중에서 2가지를 선택해 필수 응시하고 자연계열의 경우 물리, 화학, 생명과학, 지구과학의 과학탐구 1, 2 중에서 2가지를 필수 응시한다. 대부분 내신 과목으로 공부한 탐구과목들 중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고르지만, 수능에서는 점수를 고려해 좀 더 자신에게 맞는 과목을 인강 등으로 독학하는 경우도 있다.

수시 집중형 학생은 이때 모의고사 성적표보다는 학생부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1학기는 8월 말에 학생부 기재를 마감한다. 따라서 자신의 학생부에 들어가는 내용을 정리하고 확인하는 것이 수시 준비의 첫 번째 과제다. 특히 수시의 기준은 교과 성적으로 가늠되므로 방학 중 부족한 과목의 교과 성적 향상에 집중하고 학기 중 하기 힘들었던 비교과 활동을 함께 준비하는 게 좋다. 학생부는 1학기 기말고사 마친 뒤 한 번 더 점검하기를 권장한다. 자신의 활동 내용이 잘 기재되어 있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학생부가 충실히 기재됐는지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수시 면접관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열심히 공부한 이유는 무엇인가, 공동체 의식을 지니고 있는가, 노력을 통해 성장한 모습은 어떠한가, 습득한 지식을 적절히 활용한 경험이 있는가 등 질문에 빠짐없이 답변할 수 있다면 학생부 관리가 잘 된 것이다.

3학년 1학기 교과성적은 가장 높은 비중으로 반영된다. 수시의 경우 3학년 1학기의 성적 비중 및 비교과활동이 중시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비율이 높고, 성적 상승곡선이 인정받는 정성평가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 시즌 5: 9~11월 수시 쓰고 붕 뜬 마음 잡아라

시즌 5가 시작되는 9월, 수험생들은 이때 6개 대학을 골라 수시 원서를 쓴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안형준씨는 “9~10월이 마음 붕 뜨기 딱 좋은 시기다. 원서 접수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면 ‘드디어 입시가 끝났다’는 생각이 들어 남은 기간을 허비할 수 있다”고 했다.

9~11월은 수험생 각자의 목표 대학과 진로에 따라 ‘마이 웨이’가 결정되는 때이기도 하다. 수시 원서 접수 뒤 면접·수능·논술의 길 등으로 학생마다 다른 지도를 손에 쥐게 되는 때다.

모평 오답노트 정리는 모든 수험생이 반드시 해야 한다. 서울대 자유전공학부(경영학) 김진경씨는 “6월과 9월 모평 때 틀린 유형을 각각 비교·분석해보면서 수험생활 동안 놓친 교과별 단원은 없는지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11월 수능을 치른 뒤엔 면접과 논술 등 일정이 남아 있어 달력에 체크해두는 것도 필수다. 이때부터는 입시의 마지막 관문인 면접을 남겨둔 수험생이 많아, 수능 치른 뒤 7~10일 동안은 ‘말로 풀어내는 논술’인 면접 준비를 제대로 해야 한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도움말: 이재하 중일고 교사,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 에스티유니타스 교육연구소

[관련 기사] “취약 영역 공략하고 싶다면 ‘오답 문제은행’ 만드세요”

오답 노트 만드는 법

과목별 정리 노트를 여러 권 만든다고 학습 효율이 오르는 게 아니다. 자신의 취약 과목 2~3개를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다. 2020학년도 대입에서 서울대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와 가천대 의예과에 합격한 전현준씨(사진·대전 중일고 졸업 예정)는 “취약 과목을 고른 뒤 국어 영역에서도 문학, 비문학 등 자신 없는 파트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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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씨의 경우 수학·과학에 자신 있었음에도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 작은 공책의 왼쪽 상단부에 틀린 문제가 있는 문제집 이름을 적은 뒤 쪽수와 틀린 문제 번호를 썼다. 그 아래에는 이 문제를 다시 풀어보면서 알게 된 점, 해당 문제 풀이에 사용된 개념 등을 간략히 적어두고 모의평가 등 시험 직전에 한 번씩 훑어봤다고 한다.

수학은 자신이 취약한 과목 단원별로 종이봉투를 준비한 뒤 단원 제목을 봉투 겉면에 쓴다. 이차함수와 이차방정식, 미적분, 확률과 통계 등 각각의 봉투를 만든 뒤, 자신이 틀린 문제를 작은 종이에 써서 넣는다. 이때 해설까지 클립으로 묶어 봉투에 함께 넣는다. 전씨는 “한마디로 ‘오답 문제은행’을 만드는 것”이라며 “랜덤으로 문제를 추첨해서 풀어보면 지루하지 않고, 반복 학습을 꾸준히 할 수 있어 효과도 좋다”고 했다.

한겨레

국어 영역의 독서지문 공부는 주로 기출만 풀다가 여름방학 즈음에 <교육방송>(EBS) 등 인터넷 강의를 수강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국어 강사의 비문학 접근법을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풀기 시작하니 어려운 주제의 비문학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게 되었다고 했다.

전씨는 문학의 경우 “공부하면서 각 시의 핵심어를 노트에 적고 파생하는 의미 등을 1~2줄씩 정리해 살을 붙여 나갔다”며 “수험 기간 핵심어 노트를 채워 보면 ‘이육사는 저항시인’이라는 개념을 외우지 않아도 알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영어의 경우 이비에스 수능특강, 이비에스 수능완성 교재에 직접 오답 노트를 만들었다. 틀린 문제 아래에 점착 메모지를 붙여 글의 구조를 그려본 뒤 문단별 주제를 간략히 적었다고 한다. 빈칸 추론 문제 등 고난도 문제의 경우 지문에 나와 있는 주요 문장을 암기하기도 하면서 오답 자체를 줄여나갔다. 전씨는 “간혹 처음 보는 단어가 나오면 작은 수첩에 따로 적어뒀다. 등하굣길 자투리 시간에 암기하면서 수능 어휘력을 보강해나갔다”고 강조했다.

김지윤 기자 kimjy13@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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