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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2 (목)

현대차, LG화학과 전략적 제휴 전기車 배터리 기술 확보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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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작법인 추진… 당진 등 부지 거론 / “안정적 배터리 수급” “판로 확보” / 양사 이해 절묘하게 맞아떨어져 / 폭스바겐+SK이노·GM+LG 등 / 완성차·배터리 기업 합작 활발

현대차그룹과 LG화학이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데 따른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LG화학은 수조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충남 당진 등 공장 부지도 현재 거론되고 있다. 현대차와 LG화학은 각기 “특정 업체와의 제휴가 확정된 바 없다”와 “현대차와 다각적인 미래 협력방안들을 검토 중이나 전략적 제휴가 확정되지 않았다”고 합작법인 설립설을 부인하고 있다. 하지만 양사의 ‘동맹’이 업계에서는 여러 차례 거론되는 등 예상됐던 만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최근 현대차는 올해 안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고, 2025년까지 9조7000억원을 전기차 사업에 투자해 ‘글로벌 2위 전기차 업체’로 올라서겠다는 목표를 천명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안정적인 수급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세계적으로 전기차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향후 배터리의 수급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배터리 업체들로부터 공급받는 것보다는 합작법인을 세워 배터리 기술을 ‘내재화’하는 게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의 경우에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갈 수 있는 루트 확보가 가능해 이를 마다할 이유는 없어 보인다. 이미 현대모비스와 LG화학이 합작해 배터리팩 제조사를 설립해 운영하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생산량이 적을 때는 배터리 발주량도 많지 않아 배터리 업체들이 적자까지 감수하면서 수주를 했지만, 지금은 자동차 업계에서 전기차 생산을 점점 확대하면서 배터리 생산량이 못 따라가는 수준으로 형국이 뒤집어졌다”며 “현재 많은 배터리 생산업체가 생산라인을 늘리는 등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짚었다.

이 관계자는 “이러다 보니 완성차 업체에서는 애가 탈 수밖에 없고, 결국 자체적인 배터리 기술 보유가 가장 안정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폴크스바겐의 경우에도 SK이노베이션과 전기자동차 배터리 관련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GM은 지난달 LG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설립을 발표했다. 이밖에도 중국의 CATL, 일본의 파나소닉 등의 배터리 업체도 여러 자동차 업체와의 합작법인 등의 형태로 제휴를 하고 있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의 경우 환경 규제 때문에 앞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이 점점 줄어들고, 전기차 생산량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업체 간의 이러한 합작법인 설립은 앞으로 빈번하게 일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면 어느 정도 생산가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기존의 내연기관 관련 생산이 줄어드는 데 따라 감축되는 인력을 합작법인으로 전환·배치할 수 있다는 계산도 들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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